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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0억 원 투자했는데"…네이버에 빼앗긴 상표?

[단독] "40억 원 투자했는데"…네이버에 빼앗긴 상표?
입력 2020-09-17 20:25 | 수정 2020-09-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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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작년에 K팝 스타와 팬을 연결해 주는 '팬십'이라는 유료 서비스를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한 중소 기업이 이미 6년 전에 시작한 사업의 상표권을 침해 했다는 의혹이 제기 됐습니다.

    네이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도 "팬십 이라는 이름을 바꿀 테니 기다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고은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네이버 '팬십' 홍보영상(2019년 3월)]
    "팬십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가 직접 혜택을 설계하고 그 안에서 팬들과 쉽게 혜택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작년 3월 시작한 '팬십' 이라는 유료 서비스.

    매달 몇 천원에서 몇 만원의 돈을 내면 자신의 좋아하는 케이팝 스타들의 영상과 공연정보, 기념품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가 서비스를 공개하자 한 중소기업에는 축하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이 회사가 6년 전에 케이팝 팬들을 위해 만든 어플리케이션 이름이 바로 '팬십'이었기 때문입니다.

    [장준호/중소기업 대표(2014년 '팬십' 상표 등록)]
    "많은 분들이 '팬십'이 저희 서비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네이버랑 공동 사업을 하게된 거냐…"

    하지만 이 회사는 정작 네이버로부터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전세계 케이팝 팬클럽들을 한 데 모아 정보를 공유하는 앱을 만들어 한국과 중국에 정식 상표 등록을 했습니다.

    네이버 서비스와 중소기업의 앱은 '팬십'이라는 이름뿐 아니라 보라색 계열의 로고 색깔과 디자인까지 닮았습니다.

    [한수현/디자이너(2014년 '팬십' 상표 등록업체)]
    "2019년 네이버 (팬십) 딱 나왔을 때 이름도 거의 똑같은데 컬러톤(색감)도 똑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무엇보다 사업의 핵심 모델이 같다는 게 해당 중소기업의 설명입니다.

    네이버판 '팬십'이 등장하기 1년 전, 중소기업 측은 케이팝 스타와 팬들이 컨텐츠를 사고파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소기업 '팬십' 홍보 영상(2018년 4월)]
    "'팬십' 내에서는 모든 스타 관련 상품이나 콘텐츠를 전세계 어디서나 팬십 토큰을 구매 또는 거래가 가능하며…"

    이름이 같고, 사업 내용이 비슷하다 보니 네이버가 '팬십'을 출시했을 때 당시 한 언론사는 이 중소기업 홍보 영상을 기사에 소개하는 실수를 했을 정도입니다.

    중소기업 측은 지난 6월 네이버측에 "상표권 침해"라며 공식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네이버는 이메일을 보내 "상표권에 등록된 사업 영역이 달라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네이버는 그러면서 '팬십(fanship)'이란 단어가 널리 사용하는 표현이라고도 했지만, 영어사전엔 잘 나오지 않는 만들어낸 말에 가깝습니다.

    [장준호/중소기업 대표]
    "쉬운 단어들 결합을 시켜보자… 거의 1년 가까이 '팬십'이란 이름을 짓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확인을 해보니, 네이버는 '문구와 완구, 인형 등 84가지 상품에 '팬십' 상표권을 등록했는데 이 중소기업이 이미 등록한 '어플리케이션' 분야만 쏙 빼놨습니다.

    [김영두/변리사]
    "네이버가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다른 상표 출원 시에는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어도 (상표권) 심사과정에서 디엘토(해당 중소기업)의 '팬십' 브랜드를 인지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다만 "중소기업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팬십 이름 변경도 고려하고 있는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사업 번창을 기원한다"고적었습니다.

    이름을 언제 바꿀지를 묻는 MBC의 질문에 네이버는 "이름 변경은 상표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면서 "올해 안에 관련 작업을 시작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습니다.

    40억원을 투자했던 중소기업은 '팬십' 서비스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입니다.

    [장준호/중소기업 대표]
    "많이 참담하죠. 소송에 대한 얘기도 나왔는데 돈과 시간을 생각해 볼 때 차라리 빨리 그 시간에 다른 서비스를 기획하는 게 좋지 않겠냐…"

    네이버는 최근 경쟁사인 카카오에는 정보를 주지말라고 부동산 업체들을 압박한 혐의로 1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과 동영상 서비스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김우람/영상편집: 정소민/영상출처: 네이버 V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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