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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피했지만…'추석 전쟁' 앞둔 택배 노동자

파업은 피했지만…'추석 전쟁' 앞둔 택배 노동자
입력 2020-09-19 20:31 | 수정 2020-09-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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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택배노조가 파업을 철회해 일단, 택배대란 우려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추석연휴를 앞두고 배송해야 할 물량은 엄청 늘어난 상태이고, 택배기사들의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서창우 기자가 택배기사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마흔을 넘긴 나이에 택배기사 일을 시작한 올해 63살의 심정보 씨.

    자신의 키 높이만큼 쌓인 크고 작은 상자를 수레에 싣고 9층짜리 건물에 뛰어갑니다.

    이렇게 왔다 가길 두어번..심 씨의 안경에 어느새 뿌옇게 김이 서려 있습니다.

    [심정보/택배기사]
    "너무 힘들어요. 숨을 못 쉬겠어요."

    거친 숨을 몰아쉰 심 씨의 다음 배송지는 주택가 밀집지역.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나 원룸이 많아 무거운 물건을 들쳐업고 수백 개의 계단을 오르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됐습니다.

    비좁은 골목길에 차량들도 길 양쪽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보니, 짐을 든 채 피해다니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참 바빠 죽겠구만…"

    배송트럭은 멀찍이 주차를 해놓고 이집저집 다니다 보니, 끼니를 챙길 시간조차 없습니다.

    "그냥 굶어요. 밥 먹을 시간이 아예 없어요. 밥을 먹고 나면 또 일이 바로 안 되고 이러니까…"

    하루 동안 배송한 물건만 무려 280개.

    하지만 다음주에는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배송해야할 물량은 50% 정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배송 자체도 힘들지만 배송 전, 이른 아침부터 점심까지 해둬야하는 분류작업은 더 고통스런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택배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71시간, 주 52시간제는 남의 나라 얘깁니다.

    이때문에 분류작업만이라도 인력을 더 투입해 달라는게 택배기사들의 절박한 요구지만, 이들의 현실은 파업철회라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황성욱/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경남지부장]
    "(업체 측이) 계속적으로 인원이 모자라서 전체 인원이 다 혜택을 보기에는 힘들지 않겠냐… '1만 명의 인원이 다 추가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내용들이 있어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현재까지 과로로 숨진 택배 기사는 확인된 것만 7명.

    우려했던 '택배 대란'은 막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근로조건을 바꿔달라는 이들의 외침은 점점 더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승호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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