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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저금통…CCTV 속 얼굴 없는 천사들

마스크와 저금통…CCTV 속 얼굴 없는 천사들
입력 2020-09-21 20:33 | 수정 2020-09-2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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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는 특히 코로나19와 태풍 같은 자연 재난이 잇따르면서 지역 경제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기부와 나눔은 오히려 더 늘고 있다고 합니다.

    김영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6일, 주민센터 안으로 수수한 옷차림을 한 사람이 들어옵니다.

    이 사람은 수해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마스크 150장이 담긴 봉투를 건넸고,

    쌀과 생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곧 배달될 것이라고 말한 뒤 바로 떠나버렸습니다.

    [박상권/청주 용암2동 주민복지팀장]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아주 작은 것을 하는 거라 그렇게까지는 하고싶지 않다고 그냥 익명으로 좀 해달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지난 3일 청주 봉명동 주민센터에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누군가가 현금 50만 원이 담긴 저금통을 두고 갔습니다.

    뒤늦게 알고 보니 한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서 자신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펴 달라며, 벌써 5년째 소리없는 기부를 이어 온 것이었습니다.

    [진경수/청주 봉명1동 주민복지팀장]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한다는 게 일반적으로 좀 부유한 분들도 쉽지 않은데 어려운 분들이 이렇게 하신다는 행위는 굉장히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와 각종 재해로 경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얼굴 없는 기부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만 22건에 740만 원이던 익명 기부금액이 올해는 46건에 2,300만 원으로 세 배 이상 쌓였습니다.

    전체 기부금액도 늘어 지난달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인 충북 지역 기부액은 77억여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억 8천만 원보다 27%가 더 많습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개인 기부액이 60% 넘게 급증했습니다.

    [박상덕/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
    "요즘 코로나19라든가 수해 피해로 인해서 어려울 때일수록 더 어려운 분들을 또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온정의 손길이 좀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감염병 확산에 자연 재난까지.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따뜻한 나눔 실천이 힘들고 팍팍한 현실에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

    (영상취재:이병학, 김경호(충북) / 편집:허태웅 / CG: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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