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상대의 패가 뭔지를 알 수 있는 특수장비까지 동원해서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지역 신문의 기자가 주도를 했는데 판돈이 수억 원대였고 피해자 중에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장흥군의 한 컨테이너 사무실.
한 지역 신문의 장흥 주재 기자인 50대 남성은 매달 이곳에서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1년 넘게 열린 도박판에는 매번 거액의 판돈이 걸렸고, 후배들이 데려온 지인들이 참가했습니다.
[도박 참가자]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이라… 게임을 하다 보면 자기들끼리 가끔 싸움하고 그래서 (사기라고는) 전혀 의심을 못했죠."
하지만 결국 돈을 따는 사람은 도박판을 연 기자와 공범인 후배들.
중국산 특수장비를 이용한 사기도박이었습니다.
피의자들은 특수장비가 설치된 화투패와 휴대전화만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아주 작은 칩이 내장된 특수 화투를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휴대전화로 비추면 귀에 있는 소형 이어폰을 통해 상대 패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장비를 사용했습니다.
[사기도박 피해자]
"휴대폰에서 레이저를 쏴서 바로 귀에다 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모두 10명, 피해 금액은 8억 원에 달합니다.
사기도박에 속아 거액을 잃은 피해자 가운데는 전남도교육청 등 공무원 2명도 포함돼있습니다.
뒤늦게 사기도박에 속은 것을 알게 된 공무원 피해자가 고소하겠다고 하자, 이 기자는 교육청에 찾아가 도박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까지 했습니다.
[양보열/장흥경찰서 수사과장]
"지역에서 공무원이 돈을 많이 잃었다는 소문으로 내사를 하던 중 피해자가 고소해 수사를 착수하게 됐습니다."
검찰은 사기도박을 주도한 기자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공범 6명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안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우재(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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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안수
기자가 도박판 열고 공무원은 거액 잃고…서로 협박도
기자가 도박판 열고 공무원은 거액 잃고…서로 협박도
입력
2020-09-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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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9-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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