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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명에겐 '시험 범위'만…1명에겐 '답안지'

162명에겐 '시험 범위'만…1명에겐 '답안지'
입력 2020-09-24 20:36 | 수정 2020-09-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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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능을 70일 앞두고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또 발생 했습니다.

    고3 담임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기말고사 문제와 답을 따로 적어서 건네 줬고, 이 학생은 해당 과목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았습니다.

    양현승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완도군의 완도고등학교입니다.

    지난달, 3학년 A학생의 소지품에서 A4 용지 한 장이 발견됐습니다.

    깨알처럼 작성된 내용은 7월 말 치렀던 1학기 기말고사에서 영어 독해와 작문 시험에 제출됐던 문제 요지와 답안이었습니다.

    시험에 출제된 문제의 지문이 교과서 몇 쪽에 있는지부터 문제의 형식과 상세한 답안까지 모두 적혀 있었습니다.

    [완도고등학교 학생]
    "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 교과서나 부교재로 할 때는 굉장히 어려운 난이도였거든요. 공부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과목인데 이렇게 정리를 해서 준 거죠. 쉽게…"

    A학생에게 시험 정보를 사전에 흘려준 사람은 담임인 영어교사 47살 김 모 씨.

    김 씨는 지난 7월 중순,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한 뒤, 문답 내용을 별도로 작성해 A학생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3 전체 163명이 함께 치르는 기말고사에서 나머지 학생들에게 공지된 건 짤막한 시험 출제 범위 뿐.

    시험 정보를 사전에 알았던 A학생은 과목 최우수 성적을 거뒀습니다.

    [완도고등학교 관계자]
    "원래 그 애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이니까… 1학년 때 1등급·2등급, 2학년 때 2등급·1등급…"

    전남교육청과 학교측은 부랴부랴 성적관리위원회를 통해 A학생의 점수를 0점 처리하고, 전체 학생의 내신 등급을 조정했습니다.

    교육당국 감사에서 해당 교사는 "A학생의 입시 성적을 올리기 위한 욕심에 시험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병가를 내고 지난 14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기말고사는 대입 전형을 앞둔 고3 학생들이 내신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특히 전남은 고3 수험생 10명 중 9명이 수시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내신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해 이번 사건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영상취재: 민정섭(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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