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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버린 포도 농장…"와인에서 역겨운 맛"

타버린 포도 농장…"와인에서 역겨운 맛"
입력 2020-09-29 20:45 | 수정 2020-09-2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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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잠잠해지나 싶던 미국 서부 지역의 산불이 그제부터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세 명이 숨지고 7만 명이 대피를 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 와인으로 유명한 나파 밸리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위치한 한 모텔.

    건물 전체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도로 양쪽에선 불티들이 끊임없이 날아 올라 시야를 가립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양조장 '샤또 보스웰'도 화마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새벽, 캘리포니아 세인트헬레나 인근에서 시작된 산불은, 시속 90킬로미터의 강풍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습니다.

    대형 산불 2개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3명이 숨지고 서울 면적의 절반 정도인 280제곱킬로미터가 불에 탔습니다.

    소노마와 인근 나파밸리 지역의 주민 7만 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패트릭 라이언/소노마 카운티 주민]
    "밤새도록 집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어요. 거의 모든 사람이 화재 피해를 봤어요."

    산불이 휩쓸고 간 포도밭은 시커먼 재만 남았습니다.

    미국 와인 대부분이 나파밸리와 소노마에서 생산되고 있어 포도 농장주와 와인 양조장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존 아기레/캘리포니아주 와인포도 농장주 협회장]
    "이번 산불은 의심할 여지없이 와인 업계가 직면한 최악의 재앙이 될 것입니다."

    용케 불길을 피한 농가들도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울상입니다.

    산불 연기가 포도에 스며들면 탄소 화합물인 '페놀' 성분이 만들어져 와인에서 역겨운 냄새와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와인의 땅'으로 불리는 이 지역에선 지난 2017년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해 40여명이 사망했고, 이 여파로 당해 연도 세계 와인 생산량은 5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2017년 못지 않은 피해를 입을거란 전망이 나오는데, '2020 산불 빈티지'란 자조적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빈티지란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 수확연도를 뜻합니다.

    문제는 산불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캘리포니아 산불로 이미 남한 면적의 20% 가량이 불에 탔는데 지금도 진화율은 40%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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