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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잠긴 납골당 지금은?…아물지 않은 상처

폭우에 잠긴 납골당 지금은?…아물지 않은 상처
입력 2020-09-30 19:57 | 수정 2020-09-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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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여름 길고 길었던 장마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이 큰 상처를 입었죠.

    납골당이 물에 잠기고 무너져내린 흙더미가 묘지를 덮치면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는데요.

    추석을 앞둔 지금은 어떤지, 홍의표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월, 광주의 한 납골당.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가 물에 잠겼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가족들이 달려왔지만 유골함 1천8백여 기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여전히 복구공사 중입니다.

    물에 잠겼던 유골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천여 기는 보자기와 종이에 싸인 채 임시로 안치돼 있습니다.

    [피해 유가족]
    "보자기로 싸여 있고, 테이프로 꽁꽁 싸매져 있고. (고인이) 동생인데, 엄마랑 추석 인사도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을 편히 모시지 못했다는 답답한 마음에 아예 유골함을 집으로 가져온 유족도 있습니다.

    [피해 유가족]
    "며칠 전에 저희 아버지 기일이었어요. 잠도 못 자는 상황이에요. 아버님이 계속 제 꿈에 나타나고..."

    다시 부모님을 편히 모시고 싶지만 언제 가능할지, 아직은 요원합니다.

    [추모관 관계자]
    "자꾸 (협의가) 결렬되면서 진행이 늦어진 게 사실이에요. 너무 다 다르기 때문에, 입장 차이가 너무 많은 거예요."

    광주시까지 조사단을 꾸렸지만 중재가 지연되면서 유족들은 죄인이 된 느낌입니다.

    [주경재/사고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자식으로서 '제 소임을 다 못했다는 불효자다'라는 죄의식이 가장 크고요...'(추모관 측이) 책임을 져 주겠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인데, 사실 말과 행동은 너무 다르죠."

    지난 여름 폭우로 경사면이 무너져 내린 충북 충주의 한 공원묘지.

    이곳에서도 묘지 70여 기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성묘객]
    "우리 장모님 산소는 특별하게 훼손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지금 와서 보니까 잔디가 다 없어져 버리고 이러니까..."

    추모공원 측은 연이은 태풍 탓에 복구가 전반적으로 늦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박오성/공원묘지 대표]
    "보시다시피 저런 (공사) 장비가 들어와야 되는데 비가 계속 오기 때문에 장비도, 복구공사가 지연이 됐고, 태풍이 오는 바람에 더더욱 지연된 상황에서..."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쉴 곳마저 잃은 부모님 생각에 가족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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