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대출 이자를 갚는 기간을 미뤄주고 있습니다.
당초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연장을 했는데, 정작 실제로 이걸 신청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제도인데, 현장에서 왜 외면받고 있는건지 최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종로에서 10㎡ 짜리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 모씨.
코로나19 이전에는 월 매출이 1,000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 요즘은 300만 원도 빠듯합니다.
매달 임대료만 100만 원에 고정 비용만으로도 사실상 적자인 상황.
2년 전 경비를 대려고 빌렸던 대출금에 얹혀진 매달 30만 원의 이자 부담이 힘겨워 '이자상환 유예' 신청을 위해 은행 4곳을 찾아갔습니다.
[임 모씨]
"코로나마저 터져버리고 돈은 갚아야 되는 시기가 왔고 악순환의 연속인거죠. 점점 힘들어져 가는데 (코로나가) 금방 끝날 거 같지도 않고 이자라도 유예시켜야죠."
하지만 찾아간 은행마다 유예기간이 끝나면 미뤘던 이자를 몰아서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결국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임 모씨]
"6개월 후에 좋아진다는 누구도 보장을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그 이자로 더 큰 빚을 안게 되는 거잖아요. 목돈으로 만들어서 내라고 하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정부는 지난 4월, 소상공인들이 최대 6달 간 이자상환을 유예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신청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행 초기인 지난 4월에는 1금융권 1,828건, 2금융권 1,951건이었는데 넉 달만에 241건, 72건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유예기간 이후의 이자상환 방식 때문입니다.
가령 매달 이자가 100만원이라면, 새마을금고의 경우는 6개월간 안 냈다가 7개월째에 한번에 700만원을 내야 합니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7개월째부터 미룬 이자 100만원에 기존 이자 100만원을 더해 6개월간 200만원씩 상환하도록 했습니다.
[이용선/더불어민주당 의원]
"실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한테는 매우 비현실적이거든요. 그걸 감당할 수가 없어요. 상환 방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겠다..."
정부는 최근 유예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상환 방식에 대한 교정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자상환을 유예하는 기간 만큼 전체 대출 계약기간을 늘려주는 식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 이형빈, 김두영 /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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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최경재
대출 이자 미뤄주면 뭐하나…갚을 때 한꺼번에 '폭탄'
대출 이자 미뤄주면 뭐하나…갚을 때 한꺼번에 '폭탄'
입력
2020-10-06 20:13
|
수정 2020-10-0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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