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러시아 극동 지역의 캄차카 반도, 세계 자연 유산으로 유명한 곳인데, 최근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이 되면서 이렇게 해양 생물들의 사체로 뒤덮였습니다.
바다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각막에 화상을 입기도 했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캄차카 반도 남동 지역의 한 해변.
천연의 검은색 모래와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 달부터 모래 사장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죽은 조개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 죽어있는 커다란 문어와 물고기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것 봐, 엄청 큰 게 죽어있어"
덩치 큰 물개 두 마리도 배를 드러낸 채 죽어있고, 불가사리와 성게는 아예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바다속도 예전같지 않았습니다.
[안톤 모로조프/서핑업체 대표]
"바다에 들어갔을때 물의 맛과 냄새가 달라진 걸 느꼈어요. 물 색깔도 노란빛을 띄는 녹색으로 바뀌었고요."
바닷물에 들어간 사람들은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오염된 바닷물에 화학적 화상을 입어 시력을 잃은 사람까지 생겼습니다.
[마야 루딕/주민]
"물에서 나온 뒤 며칠동안 눈이 붓고 흐릿하게 보였어요. 그 다음엔 시력이 더욱 나빠져 가까운 것도 보기 힘들어졌어요."
상공에서 내려다보니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띠가 넓게 퍼져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바닷물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석유농도는 평소의 3.6배, 페놀 수치는 평소의 2.5배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주 주지사]
"인간의 활동으로 생긴 '기술유발성 오염'일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무엇 때문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현지 언론은 상업용 배에서 기름이 유출됐을거라고 보도했는데, [타가] 세계자연기금 등 환경단체들은 맹독성 물질이 바닷속에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기름보다 더 강력한 유독성 오염물질이 녹아 수질오염을 일으켜 바다의 색까지 변했고, 동식물이 집단 폐사했다는 겁니다.
최근 실시한 군사훈련에서 유독물질이 나왔을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군당국은 6월 이후 함정이 참가하는 군사훈련은 없었다고 밝혀 집단 폐사의 원인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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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정은
참혹한 떼죽음…세계자연유산 캄차카반도에 무슨 일이?
참혹한 떼죽음…세계자연유산 캄차카반도에 무슨 일이?
입력
2020-10-06 20:31
|
수정 2020-10-0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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