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들을 돕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음식값을 지원해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세금이 2조 원이나 들어가는 사업인데, 이게 좀 허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손님들이 요령껏 식사를 하면 공짜로 밥을 먹고 거기에다가 사실상 돈까지 받는 상황이 돼서, 정부가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는데요.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본의 저가 닭꼬치 체인점 도리키조쿠입니다.
닭꼬치 2개 1세트가 327엔, 우리돈 3천 5백원 정도인데 최근 예약까지 하고 와서는 단 1세트만 먹고가는 손님이 폭증했습니다.
정부의 '고투 이트' 캠페인에 따라, 온라인 예약사이트로 예약한 뒤 가게를 방문해 1세트만 먹어도 1인당 1천엔어치 포인트를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3천 5백원짜리 닭꼬치를 먹으면 7천 5백원을 벌 수 있다는 얘깁니다.
SNS에선 이른바 '도리키조쿠 연금술'이라며 이런 가게를 도는 '도리키조쿠 마라톤'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음식점들은 울상입니다.
포인트는 정부 돈으로 주지만, 예약사이트에 1인당 2백엔씩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닭꼬치집]
"하나만 팔아서는 장사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이 닭꼬치 체인점은 미리 1천6백엔 이상 메뉴를 주문해야 예약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식당들이 늘면서 결국 시행 1주일만에 정부가 예약 횟수와 메뉴를 제한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가토 가쓰노부/관방장관]
"그런 사용법이 국민 여러분이 볼 때 형평성에 반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겠습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예산 18조원을 들여 '고투 이트' 외에도 여행비의 최대 절반을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공연이나 이벤트를 지원하는 '고투 이벤트' 등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캠페인 위탁업체가 수천억원을 챙기고 대기업과 대형 체인점들이 주로 혜택을 받는 반면, 정작 폐업 위기에 몰린 영세업체들은 수수료 부담 등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고투 캠페인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도쿄) / 편집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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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현승
"3천 원 쓰고 7천 원 번다"…외식 쿠폰으로 '재테크'
"3천 원 쓰고 7천 원 번다"…외식 쿠폰으로 '재테크'
입력
2020-10-07 20:24
|
수정 2020-10-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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