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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부인 심부름까지 했는데"…노조 만든 교회 직원들

"목사 부인 심부름까지 했는데"…노조 만든 교회 직원들
입력 2020-10-09 19:30 | 수정 2020-10-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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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코로나 19 로 대면 예배가 줄어들면서 교회 재정이 어려워 지자, 전도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이 하루 아침에 교회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교회 안에 노동 조합까지 생겼습니다.

    조영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해온 김 모씨.

    지난 5월, 담임 목사로부터 갑자기 '일을 그만 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 모 전도사]
    "코로나로 인한 헌금 수입이 줄어들다 보면 고정비(인건비)를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다른 이유들을 설명하시면서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2년 반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퇴직금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부목사나 전도사같은 교회 종사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교회의 온갖 잡무를 책임집니다.

    [이주은/전 부목사]
    "새벽 3시, 4시에 일어나서 새벽 기도에 오는 분들을 위해서 차량을 또 운행해 줍니다. 그리고 또 교회에서 각종 부과되는 많은 행정 업무가 있습니다. 행정업무를 다 하다 보면 야근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때로는 담임 목사의 개인사에도 동원됩니다.

    "어떤 경우는 '담임목사 사모가 어디에 있으니까 차량으로 픽업해라' 하면 그런 것도 가야 하고요. 담임목사가 전화해서 '나 지금 시골에 농사 지으러 갈 테니까 나와라', 그래서 담임목사의 시골에 가서 농사까지 짓고 다시 돌아왔다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근로계약서조차 없기에 나가라는 말 한마디면 나가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쫒겨나는 교회종사자들이 많아지자 이들이 모여 자신들도 노동자라며 '기독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엄태근 목사/기독노동조합 위원장]
    "교회 내 부당 해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계속 놓일 수밖에 없는 열악한 구조인 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지만 모든 개신교 교단은 이들이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아니라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봉사자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기독노조'는 부교역자들이 생계를 위해 갖고 있는 다른 직종으로 노조설립필증을 받았고 교회 내부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영익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나경운 / 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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