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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사진에 인터넷서 복사…학교 쉬고 간 연수인데

관광 사진에 인터넷서 복사…학교 쉬고 간 연수인데
입력 2020-10-10 20:11 | 수정 2020-10-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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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사들은 선진 교육현장을 배운다는 취지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기도 합니다.

    취지는 좋은데, 연수보고서를 살펴보니 이래도 될까 싶네요.

    보고서는 관광 감상문 정도로 채워져 있고, 이마저도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베껴 쓴 것들이었습니다.

    최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줄지어 서있습니다.

    '일본 속 한민족 역사 탐방'을 내걸고 4박 5일간 오사카와 교토 방문에 나서는 교사의 각오는 이렇습니다.

    [연수 참여 교사]
    "많이 배워서 학교에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교육시키는데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민간기업의 후원을 받았지만 공무상 국외 출장이었기 때문에 연수 보고서를 내야 합니다.

    2018년 이 연수에 참석한 서울시교육청 공무원의 보고서.

    도다이지, 호류지 등 다녀온 유적지에 대해 적었는데, 단순 설명과 사진 2장이 전부입니다.

    심지어 그마저도 베껴온 글입니다.

    앞서 같은 연수를 다녀온 공무원의 보고서와 비교해봤는데, 문장은 물론 글씨체와 쉼표 위치까지 똑같습니다.

    같은 문장을 인터넷 검색에 넣어봤습니다.

    더 이전에 작성된 블로그 글도 발견됩니다.

    유래를 알 수 없는 글이 언제부턴가 보고서로 둔갑해 계속 대물림되고 있는 겁니다.

    이번엔 예산이 투입돼 2년 전 시행된 러시아 연수 보고서.

    연수 목적은 러시아 교육정책 및 과정, 문화예술교육환경 조사입니다.

    하지만 7박 8일간 방문한 곳은 유명 성당과 박물관, 시장 등 관광 명소가 대부분.

    당초 교육청엔 학교 4곳을 방문할 거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론 1곳만 찾아가 단 1시간 머물렀습니다.

    특히 첫 장엔 '으샤으샤~'라는 말이 적혀 있고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 2장이 담겨 있습니다.

    15쪽에 달하는 보고서 대부분 관광지 방문 후기로만 채워졌고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습니다.

    [박찬대/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해외 출장을 했던 부분이 얼마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지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보고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보고서 자체가 실질과 관계 없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최근 4년간 서울시교육청에 제출된 교육공무원 해외연수 보고서를 전수 분석했더니 [타가] 316건 중 절반에 가까운 148건이 부실로 판정됐습니다.

    단순일정, 감상평 등 부실한 보고서가 69건, 위키백과, 블로그 등을 베낀 게 47건, 사전 보고와 달리 진행된 게 32건이었습니다.

    이런 해외 연수에 투입된 서울시교육청 예산만 20억 원에 달하고 민간 후원을 받았더라도 교육 차질을 감내하고 학기 중에 진행된 연수가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2월 이후엔 연수가 중단됐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언제든 되풀이될 일입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이형빈, 김우람/영상편집: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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