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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 맞고 피멍 든 '해외 청년 인턴'…"노예처럼 부리기도"

[단독] 매 맞고 피멍 든 '해외 청년 인턴'…"노예처럼 부리기도"
입력 2020-10-12 20:25 | 수정 2020-10-1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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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외교부 산하 재외 동포 재단에서 청년들한테 해외 근무 기회를 주는 예산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취지는 좋은데 현지 업체가 참가자한테 욕을 하고 때리는가 하면 주7일 노예 노동을 강요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박 모 씨는 인도의 한인 건축 업체 인턴에 선발됐습니다.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인 주 인도 한국대사관 개보수 작업을 맡을 만큼 실력있는 업체였습니다.

    그러나, 인도 생활은 악몽이었습니다.

    [박OO/폭행 피해 인턴]
    "'업무가 느리다'그걸로 구타가 시작된 거죠. 안보이는 데에서 갑자기 배 부분을 주먹으로 가격을 하더라고요."

    현장 소장은 심지어 각목까지 휘둘렀습니다.

    [박OO/폭행 피해 인턴]
    "목재로 된 작대기로 종아리 부분에 폭력이 이뤄졌거든요. '좀 맞으면서 해야 된다' 하루에 몇번, 종아리를... 약간 어리바리하면 '와서 맞아라, 서라' 약간 학교 체벌식으로"

    박씨가 인도로 가게 된건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6개월짜리 해외 인턴 프로그램에 선발됐기 때문입니다.

    재단은 인턴에게 월 100만 원을 주고 현지 업체는 월 50만원 가량의 현물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박씨처럼 부푼 꿈을 안고 떠났다가 상처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않습니다.

    지난해 남미 지역 인턴으로 선발된 대학생 서 모 씨.

    첫 업무는 한국에서 멸치를 사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현지 상황은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주거비와 교통비, 어학지원비를 준다던 업체는 사장 집에 머물라고 했고, 토요일 근무까지 강요했습니다.

    [서OO/해외 인턴 피해자]
    "사장님네 댁에 제 짐을 풀으라는 거예요. 내가 월세 내줬는데 니가 도망칠지 어떻게 아냐, 이런 식으로 말씀 하시는거예요."

    지난 3년간 재외동포재단의 인턴을 체험한 588명 중 17명이 이같은 인권침해 등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하OO/해외 인턴 피해자]
    "일하는 종처럼 인격모독 엄청했었고 '넌 뭐 나이를 **으로 쳐먹었냐'하면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했다..."

    하지만 불이익이 걱정돼 그냥 참은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OO/해외 인턴 피해자]
    "취준기간을 포기하고 이걸 선택한 건데 적어도 수료증이라도 받아가야지. (업체는) 한인 커뮤니티가 굉장히 좁아서 너 여기에서 밉보이면 다른데 가서 취업준비 못한다..."

    재외동포재단 측은 문제 기업은 블랙 리스트에 올려 재발을 막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폭언 피해가 있었던 인도 업체에 지난해 또 인턴을 보내 비슷한 피해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김영주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그렇게 착취를 당해도 말도 못하고 있었던 거죠. 저희가 '제도 바꿔라 그리고 진상조사 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재단이 해외 인턴 프로그램에 쓴 돈은 26억 원, 올해 다시 20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문홍종(제주) / 영상편집 : 김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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