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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폐업하겠다"…아모레 가맹점들이 문 닫는 사연

"차라리 폐업하겠다"…아모레 가맹점들이 문 닫는 사연
입력 2020-10-13 20:35 | 수정 2020-10-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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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거대한 화장품 회사죠.

    아모레 퍼시픽의 가맹점이 최근 들어서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당장, 코로나19 탓인가 싶지만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더 싼 값에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자사 가맹점을 고사 시키고 있다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모레퍼시픽의 한 가맹점.

    화장품을 사는 손님은 커녕 구경하는 사람도 찾기 힘듭니다.

    가맹점 측은, 작년 초 아모레가 화장품을 쿠팡이나 티몬 같은 온라인 몰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손님이 급감했다고 말합니다.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수분크림.

    같은 제품인데도 온라인 가격이 40% 이상 쌉니다.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집니다.

    [아리따움 화장품 가맹점 직원]
    "지금 (가맹점에선) 할인이 안 되는 상품인데, 지금 여기(온라인몰)는 50%...저희는 세일 때에도 본사에서 내려준 할인율로만 해드려야 되기 때문에..."

    또 다른 브랜드 미샤 역시, 똑같은 제품을 온라인에선 절반 가까이 싸게 팔고 있습니다.

    쿠팡 같은 온라인 업체들은 본사로부터 화장품을 대량 구입하기 때문에, 싼 값에 들여와 싸게 파는 게 가능한 겁니다.

    [미샤 화장품 가맹점 점주]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에) 쳐 보는 거야. 이름 쳐 보면 "여기 왜 이렇게 비싸요? 아니, 나 여기서 안 사요." 나가는 거예요. 매번... 그걸 내가 오늘도 겪었어."

    문제는 또 있습니다.

    아모레의 경우, 본사 온라인몰에서만 수시로 세일을 해, 가맹점들을 더 힘들게 합니다.

    [이니스프리 화장품 점주]
    "가맹점에서는 세일하는 것은 한달에 1번 ,보통 3-4일간만...근데 온라인(자사몰)에서는 거의 상시 세일이에요, 상시..."

    매출이 급감한 가맹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폐업을 선택해, 지난 1년 반 사이 아모레 가맹점의 경우 브랜드별로 최대 48%가 문을 닫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화장품 기업들이 가맹점을 받아놓고 다른 유통 채널에 제품을 싸게 유통시키는 행태가 불공정하다는 민원이 잇따랐지만, 공정위는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려 가맹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유의동/국회 정무위원회 의원 (지난 8일)]
    "영업지역 안에 직영점을 두지 못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온라인으로 팔아요. 그것은 (가맹점 영업지역에) 직영점 설치하는 것보다 더 나쁜 행위예요."

    [조성욱/공정거래위원장 (지난 8일)]
    "아직은 온라인에 있어서 이러한 유통채널을 열었을 때 오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구비된 게 없습니다."

    아모레와 미샤 등은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안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문제의 핵심인 온라인 가격 차등 판매는 시정할 생각이 없어, 가맹점주들의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이주혁 / 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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