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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리 아들 만나봐라"…교장 갑질도 '가지가지'

[단독] "우리 아들 만나봐라"…교장 갑질도 '가지가지'
입력 2020-10-14 20:26 | 수정 2020-10-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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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상스러운 욕설이 어느 초등 학교의 교장이 교직원한테 던진 거라면 믿어 지십니까?

    MBC는 전국 시도 교육청의 이른바 '갑질 교장' 감사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교육의 주체라서 더욱 엄 해야 하지만 솜방망이로 끝나는 '갑질 교장' 징계 실태를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 교장이 행정실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높입니다.

    [경남 00초등학교 교장]
    "지금 내가 너 업무에 대해 지금 몇 번 이야기했니? 그럼 알아서 해야 될 거 아니가."
    (교장 선생님, 안전교육 그것도 아직 이번 달 안 지났지 않습니까.)
    "야 인마!"

    급기야 해당 직원을 교장실로 부르더니 욕설과 폭언을 퍼붓습니다.

    [경남 00초 교장]
    "바로 서 이 xx 야. 이게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해. 바로 서! 능력이 안되는 그만둬야 되는 거 아닌가? "

    최근 2년간 전국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갑질피해사례 감사보고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교장들의 갑질은 다양했습니다.

    전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일만 열심히 해서는 사랑받을 수 없다. 술도 잘 마셔야 된다"며 여교사들에게 회식 참석을 강요하고 "나이 어린 여교사"를 지목해 "어깨를 들썩이는 춤을 섞은 건배사를 하라"고 10여 차례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00교육청 감사담당]
    "춤도 좀 약간 흔들흔들하면서 그렇게 (하라고) 한 것 같아요. 회식 자리에서 이제 좀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반 강요를 하신 거죠."

    결국 해당 교사는 울면서 회식 자리를 뛰쳐나갔습니다.

    충북의 한 교감은 여교사들에게 시계나 핸드폰을 보자며 반복적으로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피해 여교사는 "악수를 오래해 손을 뺐더니, 다시 손을 잡아 불쾌했다. 손바닥을 살살 긁는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있다"며 분명히 거절했는데도, 여교사에게 "자신의 아들을 만나보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교장이 있는가 하면

    [XX교육청 감사담당]
    "며느리감으로 좀 참하고 학교 일을 잘 하다 보니까 아들하고 봤을 때 잘 맞겠다 싶었는가봐요."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돌봐 줄테니 학교로 데려오라"며 승인을 안 해주거나 "아침마다 명품 빵집에 들러 빵을 사 오라"는 심부름도 시켰습니다.

    정당한 업무지시를 벗어나 수시로 윽박지르는가 하면

    [경기 A초 교장]
    "(문자) 보낸 이유가 교장 너도 알아보고 말해주라는 거 아냐 지금!"

    [교사]
    "근데 왜 지금 언성을 높이시는 거예요."

    [경기 A초 교장]
    "언성 안 높이게 생겼어 지금,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

    "혼날래? 손들고 서 있어라, 나가 주는게 학교를 도와주는 거다"… 등 모욕감을 주는 발언도 적지 않았습니다.

    [서울 A초 교장]
    "열심히 한 흔적을 여기 남겨주세요. 펜으로 써 오세요."

    [갑질 피해 교사]
    "항상 두근두근 가슴이 두근두근 언제 뭘로 야단 맞을지 모르는데..자존감이 어딨어요. 제가 왜 사는지 모르는 거예요. 선생님들 앞에서 그러다보면 아 너무 무참해요. 마음이…"

    심지어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교사의 머리를 잡고 흔들며 폭행한 교장도 있었습니다.

    [김철민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교육계에 이런 후진적인 갑질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신고도 어렵고, 신고 후에도 2차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감사결과 가장 무거운 징계는 정직 2개월.

    대부분의 갑질교장은 견책과 경고 처분으로 끝났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 영상편집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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