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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기성 짙어"…정관계 로비 명단의 실체는?

"처음부터 사기성 짙어"…정관계 로비 명단의 실체는?
입력 2020-10-14 20:55 | 수정 2020-10-1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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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조 원대라는 피해 규모도 엄청나지만 대체 어떻게 이 정도의 사기를 칠 수 있었는지 누군가의 검은 손이 도와준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에서 이번 사태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인권사법팀 임현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저희가 지금 라임, 옵티머스 사태라고 우리가 두 개를 붙여서 얘기하는데 사실 이게 라임하고 옵티머스가 전혀 별개잖아요.

    이 두 펀드가 기존의 금융 사기와 다른 점이 있는 것이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라임과 옵티머스는 모두 사모펀드입니다.

    펀드 조성과 운용 과정에서 감독 당국의 감시가 실시간으로 어려운 한계가 있죠.

    그 틈을 파고들어 투자자들에게 각각 수천억 원에서 1조 원대의 피해를 입힌 겁니다.

    종전의 권력형 금융비리 사건의 경우 사업 전 인·허가나 규제를 회피하는 대가로 뇌물이 오가는데, 사모펀드는 이런 식으로 뭔가를 편의를 봐줄 구석이 당장 드러나진 않습니다.

    사실상 펀드 설계 과정부터 사기성이 짙었던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인데요.

    따라서 부정 청탁이나 뇌물이 오갔다면 금융당국의 검사 등을 지연시키거나 무마할 목적이었을 가능성은 있어, 검찰도 이 부분에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이 사건을 두고서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이라고 부른다는 말이죠.

    정관계 연루, 그러면 정관계 로비 의혹이라고 붙일만한 실체가 어느 정도 있는 것입니까?

    ◀ 기자 ▶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관계자는 3명입니다.

    김재현 대표와 윤석호 사내 이사, 2대 주주 이동열 씨 등 3명인데 모두 구속돼 있습니다.

    김 대표가 만들고 윤 이사가 검찰에 제출한 걸로 파악되는 이른바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이 최근 의혹에 불을 댕겼는데요.

    옵티머스에 대한 금감원 검사가 이뤄지던 지난 5월 만들어진 겁니다.

    따라서 경영진 사이에 일종의 '위기 대응 시나리오'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김 대표 측도 위기시 타개책을 모색한 것일 뿐 곧장 파쇄했다는 입장입니다.

    정관계 인사들의 실명은 나오지 않고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이름이 언급되지만, 당사자들은 로비 의혹 등에는 철저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다만 문서 끝 부분에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되어 있다"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가 되어있다 보니 본질과 다르게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고 적어 여러 해석과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임 기자가 말한 문건에는 등장하지는 않지만, 정관계 인사가 20명 정도 이름이 적힌 이른바 로비 명단이 돌고 있다는 말이죠.

    이 이름의 출처는 어디입니까.

    ◀ 기자 ▶

    윤석호 이사의 검찰 면담 기록에 등장하는 인물 20명이라고 하는데, 문건의 실체는 없습니다.

    이름만 나열된 명단이 시중에 돌고 있는데요.

    전 국세청 간부와 현 정부부처 고위 인사 등 실명이 적혀있습니다.

    저희가 이들을 접촉해봤는데요. 연락이 닿은 인사들은 하나같이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한 현직 인사는 옵티머스가 뭔지도 모르는데 왜 내 이름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고요,

    또 다른 전직 인사도 이미 은퇴한 지 10년도 넘어, 사건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의혹을 키우고 있는 로비 대상자 명단이나 수상한 내부 문건,

    법조계 안팎에선 구속된 경영진들 간 책임 떠넘기기와 알력 다툼 과정에서 유출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 ▶

    옵티머스 펀드는 좀 그렇고요. 최근에 라임 관련해서는 좀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했지요.

    ◀ 기자 ▶

    네, 라임 사태의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같은 회사의 이강세 대표를 통해 정치권에 줄을 댔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밑그림 ▶

    지난해 7월 이 대표를 통해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최근 김봉현 전 회장이 법정에서 했죠.

    강 전 수석은 '1원 한 장 받은 것 없다'며 김 전 회장을 고소했습니다.

    여기에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여당 의원 등이 조만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라임 펀드의 부실을 해결해 달라는 이른바 '구명 로비' 관련해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당사자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아직은 김봉현 전 회장의 일방적 진술에 그친 상황이라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대통령까지 청와대의 수사 협조를 당부한 만큼 여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앵커 ▶

    네, 잘 들었습니다. 인권사법팀 임현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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