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의 한 지방 정부가 중학교 3년간 시력이 나빠지면 입시 평가에서 점수를 깎기로 했습니다.
눈이 나빠진걸 성적에 반영 하는게 맞느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대체 왜 이런 정책까지 나온건지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 산시성 장츠시 교육당국이 내후년부터 고교 입학 성적에 근시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졸업할 때의 근시도를 입학 당시와 비교해 나빠진 정도에 따라 점수가 깎이는 방식입니다.
당국은 입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며 학생들의 시력 악화를 막는 데 목적을 둔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선천적 질병 같은 개인적 특성이 있는 경우는 예외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개인마다 다른 시력을 가지고 점수를 매긴다고 하니, 학생들로선 달가울 리 없습니다.
[학생]
"성적도 올려야 하고 시력도 지켜야 하니 스트레스네요."
[학생]
"원래 공부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설상가상입니다."
논란이 뻔한데도 이런 정책까지 나오게 된 건 코로나19 발생 이후 근시 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대비 올 상반기 근시 학생 수는 초등학생 15% 포인트, 중학생은 8% 포인트 이상 급증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주로 집 안에 머물다 보니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아진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후이/베이징시 동청취 초등학교장]
"학생들을 밖으로 내보내 태양 아래서 활동을 하게 해야 합니다."
전 세계 근시 인구 14억 명 중 중국이 6억 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대학생 90%가 근시입니다.
군인과 경찰, 항공승무원 등의 일부 직종에선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입니다.
[마오취안 국장/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
"시력 기준에 맞는 사람이 모자라 계속 기준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근시 인구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선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매일 오전 눈 아래를 비비는 눈 건강 운동을 실시하고 있고, 책과 눈 사이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책상에 분리 장치를 설치한 초등학교도 생겼습니다.
[학부모]
"부모들이 사서 설치하자고 했는데 선생님들도 동의했습니다."
가장 민감한 영역인 입시에까지 반영할 만큼 급증하는 근시는 중국 사회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고별/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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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희웅
대륙의 '눈'을 보호하라…눈 나쁘면 입시 '감점'
대륙의 '눈'을 보호하라…눈 나쁘면 입시 '감점'
입력
2020-10-15 20:31
|
수정 2020-10-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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