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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근무에 5만 보"…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또 사망

"하룻밤 근무에 5만 보"…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또 사망
입력 2020-10-16 20:17 | 수정 2020-10-1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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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쿠팡 물류 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일용직 노동자가 퇴근 직후 한 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유족은 이 청년이 평소 지병이 없었다면서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는데요,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정신 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만보계에 5만보가 찍힌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아침 7시쯤.

    27살의 청년 장덕준 씨는 집안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쿠팡 대구물류센터에서 밤샘 근무를 하고 집에 돌아온 지 1시간 만이었습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애가 욕조 안에 이렇게 있었다는 거예요. 이렇게, 이렇게 꼼짝을 안 하더래요. 이렇게…"

    쿠팡에서 1년 5개월째 근무해 온 장 씨의 신분은 일용직이었습니다.

    종이박스나 비닐 같은 택배 포장재료를 작업자들에게 가져다 주는 일이었습니다.

    [故 장덕준 씨 동료]
    "(박스가 쌓인) 팔레트만 끌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거든요. 그 형은 몇 시간 동안 계속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랑 체력적으로 장난 아니겠다는 걸 느꼈어요."

    장 씨 혼자서 지원한 작업자만 50명 이상.

    고된 업무에 75kg이었던 몸무게는 60kg으로 줄었고, 하룻밤 밤샘 근무에 만보계에는 무려 5만보가 찍혔습니다.

    하지만 일용직 2년을 채우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희망에, 힘들어도 쉴 수 없었다고 합니다.

    [故 장덕준 씨 아버지]
    "얼마나 힘들게 일했으면 멀쩡하던 애가, 그렇게 튼튼하던 애가 1년 몇 개월 동안 몸무게도 10~15킬로씩 빠지고…"

    쿠팡이 내세우는 '로켓배송'에 맞추기 위해 장씨는 매일 마감시간에 쫓겨야 했습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일이 너무 힘들어서 인원을 좀 보충해 달라고 하는 데도 위에서는 안 듣는다. 계속 그걸로 (애가 싸우고 있었어요.)"

    올해 숨진 전국의 택배기사는 쿠팡 기사 1명을 포함해 모두 8명.

    하지만 이 8명은 모두 택배기사이기 때문에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3명은 빠져있습니다.

    쿠팡 측은 숨진 장 씨가 포장 지원 업무를 했기 때문에, 택배 노동자가 아니라는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김태완/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
    "쿠팡은 언제까지 자사의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할 것인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는 지난 13일, 쿠팡을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모범사례라고 언급했습니다.

    택배기사를 직고용하고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정작 쿠팡에선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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