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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리콘밸리'라더니…가보니 '부동산업소'에 '거미줄'

[단독] '실리콘밸리'라더니…가보니 '부동산업소'에 '거미줄'
입력 2020-10-17 20:12 | 수정 2020-10-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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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는 공공기관의 연구성과를 사업화 하기 위해 '연구소 기업'제도를 운영중입니다.

    특히, 연구소들이 기업을 설립할 때 지방에 있는 연구개발특구 내에 짓도록 해서 지역균형발전의 목적도 갖고 있는데요.

    하지만 직접 가보니 연구가 이뤄줘야 할 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소가 운영중입니다.

    조명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기능성 화장품 등을 연구개발하는 한 중소기업.

    4년 전 '연구소기업'으로 승인돼 3억 2천만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주소지는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있다고 돼 있습니다.

    해당 주소지에 가봤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건 부동산 중개업소 간판.

    그 바로 밑에, 작은 기업 명패가 걸려있습니다.

    [중개업소 주인]
    "(여기가 00회사인가요?) 네 여기요. (사무실을 같이 쓰시는 건가요?) 네."

    해당 기업이 쓴다는 사무실은 5~6평 남짓한 탕비실.

    책상 하나, 컴퓨터 한 대만 덜렁 놓여있습니다.

    대덕특구에 있다는 또다른 연구소기업.

    진입로는 가로막혔고 주차장엔 풀만 무성합니다.

    굳게 잠긴 출입문 구석으로 거미줄이 보이고, 집기는 하나도 없이 먼지만 쌓여 있습니다.

    특구 내 연구소기업 곳곳이 이런 식입니다.

    한 사무실 문에 붙은 등기우편 통지서는 지난 2월 배달된 겁니다.

    [건물 관리인]
    "(여기에 좀 오시나요?) 가끔 어쩌다가 한번 보긴 보는데…"

    어떻게 된 걸까?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특구에 있다던 업체가 사실은 여기 있었습니다.

    [B 연구소기업 관계자]
    "생산 시설이나 연구 시설을 (대덕에) 짓기에는 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옮기게 됐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조정식 의원은 전체 1,000여개의 연구소기업 가운데 무작위로 30곳을 지정해 자체 조사한 결과 11곳이 이같이 운영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승인을 유지하기 위해 특구에 주소지만 두고 실제 연구개발 시설은 수도권에 있는 겁니다.

    연구소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면 법인세 3년, 재산세가 7년간 100% 감면되고 정부의 R&D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조정식/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편법적으로 기업활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같은 연구소기업들은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영업망을 넓히고 좋은 인재를 확충하려면 수도권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연구소기업 제도의 취지가 혁신산업 지원만이 아니라 지역의 R&D특구 육성에도 방점을 둔 만큼, 당국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이상용/영상편집: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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