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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일방통행 서울민국' 5편 버스가 사라지는 도시

[로드맨] '일방통행 서울민국' 5편 버스가 사라지는 도시
입력 2020-10-17 20:26 | 수정 2020-10-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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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맨]
    지금 막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막 목포역에 도착했습니다.

    두 시간 정도 만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찾은 곳은 유달산 '목포 해상케이블카')

    목포 상공에 있습니다.

    KTX도 뚫리고 이런 케이블카도 생기면서 관광객들은 조금 늘었다고 하거든요.

    목포가 그만큼 좋아졌는지 (주민들에게)물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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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역 주변 구도심 쪽이거든요.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KTX역 코앞인데… 휑한 거리)

    여기가 목포 젊음의 거리 같거든요.

    근데 여기도 지금 마찬가지네요.

    임대문의. 임대문의. 임대문의.

    KTX역이 들어선 원도심의 빈 상가는 중대형 기준으로 KTX 개통 전보다 도리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황유준/광주시민·박민희/목포시민]
    (서울에서 두시간이면 오잖아요, ktx 생기고 나서. 시민들의 삶도 나아졌습니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친구들은 웬만하면 다 서울로 가버리는 것 같아요. 일자리가 없다? 아르바이트도 광주에서 앱 켜서 찾으면 3만 개 있는데 서울에서 찾으면 90만 개 있던데. 목포에서 찾으면 100개."

    (밤에 다시 찾은 원도심)

    역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는데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조명을 켜야 할 것 같아요.

    목포역에서 걸어서 한 5분? 6분? 정도면 오는 곳이거든요.

    무슨 외곽지역도 아니에요.

    목포 인구는 KTX 개통 전보다 오히려 줄었고, 지역 내 총생산 규모도 전남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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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이 버스를 타고 나가서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올 6월 운행 시작' / 관광지와 교통 취약지역을 다니는 '낭만버스')

    지금 정류장을 두 개 정도 지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손님이 없습니다.

    (승객이 계속… 없다…)

    아, 졸았어요.

    한 바퀴를 돌았는데 한 분도 타지 않았습니다.

    목이 메어요.

    (일반 시내버스의 사정은?)

    [조용일/시내버스기사]
    (지금 정류장 계속 건너뛰고 있네요?)
    "손님이 없어요."

    어떻게 한 시간 동안 두 대를 지금 번갈아 타고 있는데 손님 인터뷰를 못 하고 있어요, 지금.

    [조용일/시내버스기사]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KTX 생기고 '목포 교통 좋아졌네'라고 했거든요?)
    "목포 안에서는 많이 힘들죠. 밖에서 볼 때는 이렇게 좋게 표현이 많이 됐지만."

    (겨우 만난 승객)

    [이세민/버스 승객]
    "예전에는 배차 간격이 좀 짧았는데 요즘은 약간 더 길어져서(불편하다)."

    [송혜린/버스 승객]
    (오늘 버스 몇 분 기다리셨어요?)
    "50분."
    (보통 얼마나 기다려요?)
    "항상 이 정도, 놓치면 이 정도 기다려요."

    (시청에 물어보니…)

    [오수정/목포시청 대중교통팀장]
    "22개 노선 중에서 3개 노선만 지금 흑자고요. 나머지는 다 적자입니다. 5년 동안 아무 지원이 없이 이대로 간다? 정말 그런다면. (5년 내에)30~40% 노선은 줄지 않을까."

    (버스회사에 물어보니…)

    [박한주 과장/T버스 업체]
    (몇 년은 가겠습니까?)
    "몇 달, 몇 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급여를 못 받고 있는 실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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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맨]
    KTX로 서울과의 거리는 가까워진 목포, 그러나 시내를 촘촘하게 이어야 할 대중교통은 보신 것처럼 계속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승객이 줄어드니 버스가 줄고, 자차 이용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데요.

    수도권은 네 명 중 한 명이 1주일에 열 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목포가 있는 전남도 5년 전에는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1%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른 지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용률이 줄다 보니 요금은 더 오르겠죠? 목포도 지난달 요금이 인상돼서 서울보다 300원 비싸졌습니다.

    버스는 줄고, 요금은 오르고.

    결국 대중교통이 절실한 소수의 피해만 커지는 거죠.

    결국 지자체는 없는 살림까지 동원해가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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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맨]

    [김해선/100원택시 기사]
    (특별한 택시라고 들었거든요?)
    "100원짜리 택시요. 손님은 100원을 부담하지만 정부에서 5천 원 정도 지원이 되죠. 이 지역 사는 60세 이상 어르신들한테 한 달에 6장씩 나와요."

    지자체에서 택시까지 활용해 교통 취약지역 주민들을 실어나르고 있는 겁니다.

    [유남순/목포시민]
    "머리하러 가요."
    (어머니, 오늘 오고 가고 두 장 쓰시는 거예요? 여섯 장 중에 두 장 다 써버리네, 오늘.)

    (첫 번째 승객이 내리고…)

    [김해선/100원택시 기사]
    (또 콜이 있습니까 그러면?)
    "지금 뒤에 세 개 있죠."

    (무거운 짐 배달까지 도맡는 100원 택시)

    [오유순 / 목포시민]
    (이거 없을 땐 어떻게 다니셨습니까?)
    "걸어다녔죠. 버스 타려면 구두 신고 30분."
    (그러니까 30분을 나가서 버스 타시는 거죠?)
    "네. 그러면 다 해서 3시간은 걸리거든요."
    (오히려 볼일 볼 시간은 얼마 안 되네요?)그렇죠.

    [김매실/목포시민]
    (이 택시가 만약에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 마을이 못 다녀요, 어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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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섬 주민들의 교통 사정은?)

    [김형철/택배기사]
    (지금 어디 들어가는 길이세요?)
    "도초요."
    (지금 밤 8시인데요?)
    "마지막 배가 밤 10시까지 있으니까."

    [김권영/신안군 주민]
    "그 전에는 목포에서 6시면 끊겼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10시까지 있으니까 훨씬. 늦게까지 일 보고 갈 수 있고."

    [이용태/여객선장]
    "도서민들의 편리를 위해서 군 차원에서 야간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단 한 사람이 타도?)
    "갑니다."

    섬 주민들에겐 다행이지만, 지자체는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도청/신안군청 교통지원과장]
    "저희 신안군이 재정자립도가 가장 하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여객선 예산은 순수 '군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다른 데 써야 할 돈임에도 불구하고 우선 급하니까 다른 데 예산을 줄여서 여객선을 운영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다른 예산이 뭐가 줄었습니까?)
    "기반시설을, 도로를 넓힌다든지 이런 시설 자금들이 제때 못 쓰인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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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맨]
    결국 돈이 문제겠죠? 정부가 지난해 100원 택시와, 벽지를 다니는 소형버스 사업에 들인 돈이 552억 원입니다.

    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을 위한 당연한 복지사업이겠지만, 정부로서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곳에 복지예산을 계속 늘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수도권과 지방에 골고루 인구가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지방에 100원 택시가 다니는 사이, 수도권에는 GTX가 들어서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거기에 3기 신도시까지 생기면서 또 새로운 철도가 놓일 계획인데요.

    교통을 확충하는데 쓰이는 돈이 수도권으로만 더 몰리는 건 아닌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돌아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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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맨]
    서울과는 더 가까워졌지만 정작 도시 안에서는 더 멀어지고 있는 현실.

    결국은 자생력을 키워야 할 텐데요.

    핵심은 일자리겠죠.

    다음 주에는 이곳 구미에서 며칠 머물면서 지방의 일자리 문제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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