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람 고기를 먹고 싶다, 미국에서 근무중인 한 영사가 공관 직원들한테 이런 엽기적인 말과 함께 막말과 폭언을 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 됐습니다.
외교부가 감사를 벌였는데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만 내렸습니다.
조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미국 시애틀 총영사관에 부임한 A 부영사.
부임 직후 공관 이주 비용을 아꼈다며 모범 공무원 추천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에겐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수시로 욕설을 하고,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 "이 월급으로 생활은 가능하냐"는 등 막말을 했습니다.
심지어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할머니가 일본인이라며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비상식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직원들은 주장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직원들은 작년 10월 부영사를 신고했고, 외교부는 감찰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A씨는 장관 명의의 경고만 받았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고 녹취 등의 증빙자료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 공관 이주 과정에서 사문서 위조 사실 등도 드러났지만 개인 비리는 아니라며 크게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
"외교부는 제보 내용에 대해서 정밀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러한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감찰반은 양측의 진술은 듣지 않은 채 서면 조사만 진행했고, 추가 조사 역시 이메일로만 이뤄졌습니다.
피해 직원들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권익위에 제소까지 했습니다.
[이태규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이런 수준 이하의 품성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게 충격적입니다. 그리고 이를 축소은폐하려는 외교부 본부의 제 식구 감싸기 내부 온정주의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외교부는 "인육" 관련 발언은 처음 제보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뉴질랜드 외교관에게도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내린데 이어 이번 조치도 경고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 제식구 감싸기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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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효정
"인육 맛있겠다"…엽기 발언·폭언 쏟아낸 외교관
"인육 맛있겠다"…엽기 발언·폭언 쏟아낸 외교관
입력
2020-10-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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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0-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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