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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수당' 못 받는 간호사들…기재부 때문?

'야근수당' 못 받는 간호사들…기재부 때문?
입력 2020-10-22 20:38 | 수정 2020-10-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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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많게는 1주일에 두 번씩 밤샘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 특히 최근엔 코로나 때문에 업무 강도가 더 높아졌죠.

    정부가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야간 근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민간 병원과는 달리 공공병원 간호사들은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보훈병원에서 레벨D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퇴원한 환자의 병실을 소독하고, 폐기물을 처리합니다.

    [박현숙/코로나 전담 병동 간호과장]
    "청소나 이런 뒷정리를 간호사들이 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나 코로나가 발생하고 나서 제대로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밤샘 근무를 많게는 한달에 7번이나 해야 합니다.

    [공공병원 간호사 A]
    "불면증에 시달리고 만성피로라든지 그런 게 굉장히 많이 쌓여지는 거죠. 밤 동안에 낙상이나 안전사고가 많이 생기는데…"

    이런 격무를 보상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간호사들에게 한 달에 30만 원 정도의 야간 간호수당을 병원에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못 받는 간호사들이 있습니다.

    보훈공단 산하 보훈 병원 5곳과 근로복지공단 산하 산재 병원 8곳 등 전국 13개 병원의 간호사 3천여 명입니다.

    이유는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인건비 지출 총액 제한' 규정 때문.

    야근수당이 '인건비'로 분류돼있어 간호사들에게 이 돈을 주면 다른 병원 직원들의 인건비를 그만큼 깎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공공병원 간호사 B]
    "외부 사립병원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으면 수당이 나오더라 이런 거까지 다 알고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금액적으로도 열악해지다보니까 이직하는 비율도 좀 많아지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예산 지침에 '정부정책상 특별히 인상한 인건비는 총인건비에서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공공부문 간호사들의 평균 임금이 민간병원보다 높다"는 점도 이유였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 간호사 임금이 민간보다 높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원식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예산)지침대로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기재부가 그것을 인정을 안 해주는거예요. 완전 잘못하는 일이에요."

    보건복지부가 내려보냈지만 보훈공단 산하 5개 병원이 그냥 쌓아 둔 야근 수당은 17억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8곳은 16억원을 어쩔 수 없이 간호복 구입이나 시설 개선 같은 다른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원하고, 기재부는 가로막는 이상한 상황이 편법적인 예산 전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김동세·강재훈/영상편집: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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