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도 법적으로 보호 받아야 한다면서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this is the man who cries with humanity."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 7년을 조명한 이 영화에서 교황은 "동성애자들도 하느님의 자녀"라며 "가족에 속할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동성 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민결합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민결합법은 미국 일부 주와 유럽 국가들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나온 것인데 이성 간 결혼과 같은 권한과 책임을 갖습니다.
[영화 (교황)]
"교황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부적절한가요? 나는 잘 모르겠어요."
교황이 동성간 결합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건 역사상 처음입니다.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영화 '프란치스코' 감독]
"그는 사람을 구별짓지 않아요. 동성애자이든 양성애자이든, 인간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지난 2013년 즉위 직후, 교황은 기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프란치스코/교황 (2013년 7월)]
"동성애자가 선한 의지로 하느님을 찾는다면, 제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습니까."
이후에도 인터뷰를 통해 동성 커플에게도 의료나 재산 등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비공개로 자신의 제자인 동성애자 부부를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성 간 결합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가톨릭 문화의 역사적 방향 전환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제임스 마틴/미국 예수회 신부]
"그가 성 소수자들을 위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분명 시선이 다르고, 교황으로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가톨릭 교회는 성소수자의 존엄성은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동성애 행위나 동성결합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규정해왔습니다.
당장 보수파는 "교회의 가르침에 정면 충돌한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교회 안팎의 문화 전쟁이 거세질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교황 (영화)]
"나는 우리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확실해요."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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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수연
교황이 불러온 변화의 바람…'동성 커플' 첫 공개 지지
교황이 불러온 변화의 바람…'동성 커플' 첫 공개 지지
입력
2020-10-22 20:42
|
수정 2020-10-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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