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올해 초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한 유명 의류 업체에서 또 다른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한 여성 팀장이 소속 팀원의 몸을 수시로 만지고 성희롱도 일삼았다고 합니다.
정작 가해자는 가벼운 징계만 받았고, 견디다 못한 피해자만 퇴사를 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요가복과 레깅스 등을 제작·판매하는 의류업체 '안다르'.
연매출 7백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디자인팀에서 6개월가량 지속적으로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디자인팀 소속이었던 여성 A씨는 당시 여성 팀장이 몸을 만지고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작 중인 옷을 시범 착용하는 '피팅 모델' 업무를 할 때 수시로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A씨/피해자]
"가슴을 들여다본다던가, 바지 지퍼를 내려서 팬티를 들여본다던가… 티셔츠를 입으면 가슴을 쓸어내리고요. 바지를 입으면 엉덩이를 쓸어내려요."
단둘이 있을 때든, 여러사람들 앞에서든 팀장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A씨/피해자]
"브라탑을 입고 피팅을 보는(입어보는) 와중에 사람들 앞에 있었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브라탑을 이렇게 들춰서 가슴을 들여다봤어요."
팀장에게 불쾌감을 표현하면, 오히려 성희롱 발언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A씨/피해자]
"'넌 내(팀장)가 만지는데 느끼냐'고 그런 식으로 비아냥 대니까…팀장은 회사 측의 조사에서 의혹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사측은 두 차례 조사를 벌여 성추행은 인정하지 않았고, 일부 성희롱 발언만 인정했습니다.
팀장에게는 견책이라는 경징계만 내렸졌습니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회사는 피해자에게 이상한 요구를 했습니다.
일체의 사안에 대해 결론이 나기 전에 제3자에게 발설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쓰라고 한 겁니다.
[A씨/피해자]
"제가 왜 고소를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내가 피해자인데…"
이에 대해 해당 팀장은 "업무에 필요한 수준의 신체 접촉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회사 측은 서면을 통해 "징계는 외부 법무법인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약서를 쓰게 한 건 "외부에 조사 사실이 알려져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자는 사측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경찰 고소와 함께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참고인과 CCTV 등을 조사한 경찰은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팀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남현택/영상편집: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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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상문
상사 추행 회사에 알렸더니…'입단속'부터 했다?
상사 추행 회사에 알렸더니…'입단속'부터 했다?
입력
2020-10-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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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0-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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