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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만취운전에…이번엔 신문 배달하던 70대 참변

언제까지 만취운전에…이번엔 신문 배달하던 70대 참변
입력 2020-10-28 20:27 | 수정 2020-10-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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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새벽 시간, 만취한 20대가 몰던 승용차가 신문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신문 배달원이 숨졌습니다.

    이 배달원은, 자식들한테 부담되고 싶지 않다면서 두 달 전부터 일을 시작한 70대 노인이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바구니에 신문을 가득 실은 할아버지의 오토바이가 골목을 빠져나옵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버거운 듯 잠시 쉬었다가 한 걸음, 다시 신문을 정리하고 한 걸음, 오토바이를 끌고갑니다.

    오토바이가 도로를 건너는 순간, 뒤에서 승용차 한 대가 돌진합니다.

    오토바이를 덮치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신문지가 나뒹굴었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차량은 오토바이를 들이받고도 이 화단에 올라타 50m를 밀고갔고, 결국 뒤집힌 뒤에야 멈춰섰습니다.

    [경찰 관계자]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중앙분리대 화단, 경계선,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차가 전복이..."

    70살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뒤집힌 인피니티 차량에서 구조된 22살 남성 운전자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회사원인 가해 운전자는 3분 거리에 있는 모란시장 근처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집에 가겠다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목격자]
    "(가해자가) 길 건너편도 갔다가 이쪽으로 왔다가 하시다가, 나중에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보긴 했는데 따로 응급처치를 하거나 구조활동을 하지는 않으셨고요. 그 뒤로도 전화만..."

    세 딸의 아버지인 할아버지는 "딸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며 두달 전부터 매일 새벽 신문을 배달했고, 달마다 30만 원을 벌었습니다.

    [신문 지국 관계자]
    "자녀들에게 부담 안 주고 싶어서, 용돈 벌어서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이렇게 하신다고..."

    MBC가 이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확인해보니, 매일 새벽 오토바이와 함께였습니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대신 신문 배달을 위해 손수레처럼 이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문 지국 관계자]
    "캐리카(손수레)로 배달을 하셨어요. 끌고 다니는, 수동으로..."

    경찰은 현재 입원 중인 가해 운전자를 위험운전치사,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입건하고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경찰청은 바로 어제, 인천 을왕리 치킨집 사장 유족의 국민 청원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상습 음주 운전자가 다시 적발되면 차량을 압수하고, 시동을 켜기 전 음주측정을 하는 '시동잠금장치'도 내년 시범운영을 목표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오늘 밤 또 있을지 모를 '살인 질주'를 막기엔 멀고 먼 대책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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