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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만 원이면 맞춤형 논문까지…돈으로 산 '입시 스펙'

5백만 원이면 맞춤형 논문까지…돈으로 산 '입시 스펙'
입력 2020-10-29 20:33 | 수정 2020-10-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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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학 입시에 활용되는 수상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 대신 작품을 만들어서 제출한 입시 컨설팅 학원의 원장과 강사들, 이걸 입시에 활용한 학생들까지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가 됐습니다.

    독서 감상문부터 소논문, 발명 보고서까지. 학생들 필요에 맞게 작품을 만들어 줬는데요.

    일부 강사가 문제를 제기해도 이런 불법 행위는 계속 됐고, 심지어 수사를 받던 중에도 입시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 열린 한 대학 입시 컨설팅 학원의 학부모 설명회입니다.

    소비자 대상을 수상했다는 홍보물이 붙어 있고, 원장이 명문대에 보낼 '비법'을 소개합니다.

    이른바 '맞춤형 프리미엄 컨설팅'입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어디 갔을 것 같아요? 자, 이 친구는 서울대, 카이스트 합격했습니다."

    2015년부터 서울에서 입시 컨설팅을 시작한 40대 학원 원장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 주목했습니다.

    고등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학종'으로 대학을 가는데, 기초 자료가 되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올라갈 수 있는 수상 실적을 대신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학생 필요에 맞게 문과, 이과, 예·체능 별 강사를 두고 독서 감상문과 발명 보고서, 스마트폰 앱까지 만들어줬습니다.

    "돈을 내고 만든 대회 입상 결과는 대학교 수시 모집 전형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고등학교 생활 기록부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비용은 하나에 100만원에서 560만원이었는데, 강사가 투입되는 시간에 따라 달랐습니다.

    학교나 대회에 제출할 자료는 강사와 학부모만 있는 비밀 대화방에서 오갔습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상담사]
    "'생활기록부 기획을 하겠다' 그러면 통화로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떻게든 저희가 완성시켜 드리고 있어요. 그것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일부 강사들이 "솔직히 대필, 대작이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불법 행위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서상혁/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학생의 표현으로 바꾸도록 해서, 타인의 창작물인 것을 숨기는 노력을 기울인 게 많이 보였습니다."

    지난해 10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보도 이후 본격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학원 원장을 구속하고 강사 17명과 대학생·고등학생 6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돈으로 산 스펙'을 발판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에 대한 처리도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교육부에 통보하기로 했고 교육부는 입건된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확인한 뒤,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원이 만들어준 작품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다면 입학 취소까지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사를 받는 중에도 매달 한두 번씩 입시 설명회를 하던 이 학원은 여전히 영업 중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진학 지도비로 하루에 40만원, 6개월에 300만원까지 받는다고 붙여 놓았습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강사]
    "지금까지 수업이 많이 없었긴 했는데, (수시만 하신 거예요?) 여기는 주로 수시만…"

    경찰은 학부모들에 대한 추가 수사 가능성도 열어 뒀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김경락/영상편집: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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