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도의 소방 대원들, 2015년부터 매달 1190원씩 어디론가 조용히 기부를 하고 있는데요.
알고 보니 이 기부금이 화재로 집을 잃어버린 이웃들에게 새 집을 지어주는데 사용 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벌써 다섯 번째 집이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강원도 춘천시의 한 가정집.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소방관들이 지붕으로 올라가 불을 끕니다.
집에 혼자 있던 아이는 다행히 가까스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집안은 온통 잿더미가 되고 말았고, 세 자녀와 어머니, 이렇게 네 식구는 하루 아침에 갈 곳이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화재 조사를 나간 소방대원들도 사정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홍성우/강원도소방본부 춘천광역화재조사팀]
"어머니 혼자 (세 자녀를) 키우시니까 힘드셨겠다…그런데 또 화재까지 났으니까 이제 더 어려워지시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안 됐다는 생각에만 그친 게 아니었습니다.
소방관들은 곧바로 도울 방법을 생각했고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직접 찾아가 타버린 가구와 폐기물을 치워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어 기부금까지 걷어 불 타버린 바로 그 자리에 다섯 달만에 새 집을 지어줬습니다.
친척집과 원룸에 각각 뿔뿔이 흩어져 외롭게 지내던 네 가족은 추운 겨울을 앞두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화재 피해 어머니]
"집을 이렇게 따듯하게 잘 지어주셔서 저희가 이사 들어오고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알고보니 이런 선행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강원도 소방관, 2천 8백여명은 지난 2015년부터 각자 매달 1190원씩, 4억 6천만여만원의 돈을 모았고, 이를 통해 화재 피해를 입은 소외계층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지어주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약 5년간, 모두 5채를 마련해줬습니다.
[최임수/강원도소방본부 화재조사팀]
"(화재피해를 입은 분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따뜻하고 행복하게 생활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불타버린 집에서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고 그을린 마음만 안고 흩어진 가족들.
소방관들이 세운 지붕 아래서 다시 마음을 모아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최정현(춘천)/영상제공:강원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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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상훈
소방관이 모은 '1,190원'…불탄 집을 새 집으로
소방관이 모은 '1,190원'…불탄 집을 새 집으로
입력
2020-10-29 20:42
|
수정 2020-10-2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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