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 관리소장을 흉기로 살해한 입주자 대표가 오늘 구속이 됐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두고 평소 다툼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까 평소에도 '관리비 통장을 바꿔라, 인감도장을 바꾸라' 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제보는 MBC,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가방을 챙기더니 유유히 사무실을 빠져나갑니다.
이틀 전 인천 서구의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여성 관리소장을 살해한 입주자 대표입니다.
범행 직후 도망쳤다 한 시간 반 뒤 자수했고 결국 오늘 구속됐습니다.
끔찍한 범행의 이유는 "관리소장이 자신을 무시했다" 는 거였습니다.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따로 없습니까?) 미안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무시를 당한 건 관리소장이었고,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두고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는 폭로가 새로 나왔습니다.
MBC가 입수한 관리소장의 최근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관리소장은 ''입주자 대표가 관리비 통장을 또 바꾸라고 했고, 출금을 하게 되면 문자가 자신에게 오도록 하라' 고 했다" 고 토로했습니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관리소장을 은행으로 데려가 입출금내역서를 발급받도록 하기도 했고, 범행 이틀 전엔 관리비 통장을 다시 분실했다고 신고해 재발급받도록 하고, 여성 관리소장에게 "집으로 초대하면 믿어주겠다" 는 말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유가족]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가) 다시 (은행) 가서 공동 날인을 하고…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더니 그 뒤로도 계속 한 네 번 정도를 도장을 분실했다 이러면서…"
이 때문에 숨진 관리소장은 최근 고혈압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야 했고, 직접 외부 기관에 회계 감사를 해달라고 자청하기도 했습니다.
3백세대가 안되는 이 아파트는 회계 감사가 의무 사항도 아니었습니다.
[김성숙/동료 주택관리사]
"갑과 을의 관계죠.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하라고 하면 저희는 해야 되고요. 대표가 누가 됐든 위탁사에 전화해서 '소장이 이렇다'고 바꿔달라고 하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숨진 관리소장의 동료들은 입주자 대표의 '갑질' 을 제도적으로 막아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고, 내일 고인과 함께 아파트를 둘러보며 장례 일정을 마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임정환, 김동세, 나경운/영상편집: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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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상재
[제보는 MBC] 살해된 관리소장 문자 보니…"지속적 괴롭힘 있었다"
[제보는 MBC] 살해된 관리소장 문자 보니…"지속적 괴롭힘 있었다"
입력
2020-10-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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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0-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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