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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주운전 걸려도 '일단 귀가'…'0.2%' 인사불성만 체포?

[단독] 음주운전 걸려도 '일단 귀가'…'0.2%' 인사불성만 체포?
입력 2020-10-31 20:18 | 수정 2020-10-3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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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음주 운전 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어떻게 될까요.

    경찰은 그 자리에서 운전자의 인적사항 등을 확인한 뒤, 일단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편리한 날짜를 정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안일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음주운전은 상대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중범죄 라는걸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음주 운전 단속 지점 앞에서 멈칫한 차량을 향해 경찰관이 다가갑니다.

    운전자에 대한 음주 단속 결과 '만취 운전'이었습니다.

    [경찰]
    "더더더더더… 0.08% 넘었어요, (면허) 취소에요. 술을 많이 드셨네…"

    [음주운전자]
    (얼마나 드신 거예요?)
    "제 잘못입니다. 네. 제 잘못이에요. 다른 건 뭐, 할 말이 없네요."

    음주 단속을 예고했는데도 2시간 만에 경기 북부 지역에서만 13명이 적발됐습니다.

    혈중 알코올농도가 0.156%인 운전자를 포함해 면허 취소 7명, 면허 정지 6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서로 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현장에서 (인적 사항과 음주 수치 등을) 확인하고요. 본인 확인 받고 집에 보내고 나중에 출석 요구를 합니다."

    심지어 인천에서 만취 상태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물적 피해를 낸 20대 남성도 바로 집으로 돌아간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천천히 출석 요구하도록 한 것 같던데. 그 사람하고 통화해서 괜찮은 날 상의를 해서…"

    음주운전 치사 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 법이 시행됐지만

    음주운전 재범률은 여전히 40%를 웃돌고 있습니다.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도 인명 사고가 아니란 이유로 집으로 돌려보내고 편한 조사 시점을 조율하는 현실.

    [조준한 박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음주운전은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에서 초래되는 대표적인 인재 사고입니다. 상대방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살인행위, 중대 범죄라는…"

    경찰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지난해 말 교통사범 신병 처리 기준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거나 재범일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 되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0.2%.

    면허 취소 수치인 0.08%를 훨씬 뛰어넘는 비현실적인 체포 기준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는 1년에 한 두 번 적발될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0.2%가 초과됐다고 한다면 그 운전자는 본인의 행위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적발된 음주운전자를) 초동 수사 단계에서부터 현행범 체포하고 유치장에 가두는 이런 절차가 이뤄진다면 음주운전 근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운이 나빠 적발되면 운전 면허 정지나 취소 되면 그만이고, 벌금 좀 내면 된다는 의식이 만연한 현실.

    경찰의 '일단 귀가' 지침이 음주운전이 중대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조윤기 김두영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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