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KF 마스크 말고도 패션 마스크 같은 면 마스크, 많이들 쓰시죠.
그런데 시중에 유통되는 면 마스크 상당수에서 '형광 증백제'가 검출됐습니다.
독성 물질이 들어 있는 형광 증백제,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서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엔 쓰지 못하게 돼 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마스크들이 이미 시중에 많이 유통돼 있고 이걸 막을 수 있는 규정조차 없다고 합니다.
유충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중에서 판매되는 kf 마스크입니다.
[유충환/기자]
"간단하게 확인해보겠습니다. 이것은 형광증백제가 묻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검출기입니다. 이 빛(자외선)을 마스크에 비추면 형광증백제가 묻어있는 곳은 아주 파랗게 변합니다."
이 마스크와 기자가 쓰고 있던 마스크에 자외선을 동시에 비춰봤습니다.
"탁" (전원 OFF)
기자가 쓰고 있던 마스크엔 반응이 없는 반면, 문제의 마스크만 파랗게 빛납니다.
바로 형광증백제가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독성화학물질이 들어간 형광증백제는 살갗에 닿으면 아토피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몸속으로 들어가면 간과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체계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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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이 마스크 하나 뿐일까?
취재진은 대형마트, 할인매장, 길거리 판매대를 돌아다니며 28종류 마스크를 사서 검증 시험기관에 맡겼습니다.
이중 KF 94와 80, 덴탈 마스크는 식약처가 관리하는 의약외품이고, 폴리에스테르 마스크와 면마스크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기술표준원이 관리합니다.
먼저 의약외품인 kf와 비말 마스크 자외선 시험.
[조아름 연구원/인천보건환경연구원]
"(자외선 파장은) 366 나노미터에서 하는 거예요. 이건 시험 방법에 나와있는 파장 내에서 해야 되기 때문에…"
시험 결과 마스크 13개 가운데 3개에서 형광물질이 확인됐습니다.
KF94와 KF80 10종 가운데 KF94 1종이 마스트 전체에서, 비말 마스크 3종 가운데 2종의 귀걸이 끈에서 형광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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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면과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공산품 마스크.
"아예 출처가 없어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만 돼 있고, 어디서 만들었는지. 업체명도 안 나오고"
"음…이거 다시 찍어야 될 거 같아요. 하나 나왔어요"
중국산 수입 마스크에서 형광물질이 나타납니다.
일본산 마스크에서도
"어? 뭐가 막 묻어 있네요?"
이곳저곳에 형광 물질이 묻어 있습니다.
패션 마스크 1종류는 푸른빛이 강하게 반사합니다.
시험 결과 15개 공산품 마스크 가운데 8개에서 형광물질이 검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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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형광물질이 들어 있는 마스크가 널리 유통되고 있지만, 이걸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먼저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kf와 비말 마스크.
3년 전 법이 바뀌면서, 형광물질이 나오더라도, 추가로 전이성 시험에서 검출돼야 판매를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이성 시험이란, 형광물질이 피부나 다른 섬유로 옮겨 붙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 시험을 통과하면 피부에 영향을 줄 정도의 양은 아니라고 판단해 판매를 허용합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외품 마스크 규정상 2가지 시험법을 통과하면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법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전이성 시험은 피부질환을 일으키는지를 따지는 것이어서, 형광물질이 호흡기 등을 통해 몸에 들어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겁니다.
요즘처럼 종일 마스크를 쓰고 지내다보면 혀와 입술이 마스크에 닿으면서 형광물질과 직접 접촉하거나, 분진 형태로 폐로 침투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최예용/사회적참사특조위 부위원장]
"가습기 살균제도 똑같았거든요. 피부에 사용했을 때는 괜찮다. 피부에는 암만 좋아도 향기 같은 것도 호흡기로 들어가면 그게 독성이 됩니다. 형광물질 미량이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 만성으로 혹시 무슨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물론 전이성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양이라면 당장은 이상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이 역시 장기간 노출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고영림 교수/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도대체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고, 얼마만큼의 양이 있는지에 대한 시험법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사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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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의약외품인 kf와 비말 마스크는 전이성 시험이라도 거치지만, 패션마스크와 면마스크 같은 공산품은 형광물질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습니다.
기술표준원이 관리하는 공산품 마스크가 의류 품목으로 분류돼 형광증백제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 (공산품 마스크 관리 기관)]
"사각지대죠. 만약에 식약처에서 관리를 해주면 되는데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면 법을 바꿔야 하거든요."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허술한 형광물질 규정을 시급히 점검해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최예용/사회적참사특조위 부위원장]
"가습기 살균제 때도 하지 않았던, 그래서 큰 참사를 일으켰던 바로 그 과오를 지금도 반복하는 거죠."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촬영:박천진/영상편집:백다혜/C.G :최유리, 정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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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유충환
[단독] 일부 마스크 '형광물질'…면마스크는 기준도 없어
[단독] 일부 마스크 '형광물질'…면마스크는 기준도 없어
입력
2020-11-05 20:25
|
수정 2020-11-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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