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요즘 차에서 잔다는 '차박'이란 말이 널리 쓰일 정도로 차박캠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고, 캠핑카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캠핑카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하자 발생에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피해사례도 늘었다고 합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물차 뒷부분을 개조해서 생활 공간을 얹은 캠핑카입니다.
겉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고물차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앞 부분이 들렸고, 하부 덮개가 덜렁거려 몰고 다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관호/충북 괴산군]
"얇은 것으로 갖다 걸어 놓아 가지고, 엉터리로 한 거지, 엉터리로."
매달 30만원 씩 20년을 모아 부푼 마음으로 제작을 맡긴 캠핑카.
발견된 결함만 15개라고 합니다.
[한관호/충북 괴산군]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것도 지금 계속 안 하는 거예요. 7천만 원 줬는데, 이거 지금 아무 쓸모가 없잖아요."
레저자동차산업협회 협조를 받아 문제의 캠핑카를 살펴봤습니다.
"수천만원을 들여 만든 캠핑카지만, 부품 일부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았고 차체 하부가 제대로 코팅도 안 돼 있는 등 당초 계약 내용과는 달랐습니다."
계기판에 기름양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은 건 연료통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이고, 전기 배선도 엉망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권민재/레저자동차산업협회장]
"정확한 설계와 정확한 제원, 상세 사양들이 정해진 상태로 제작된 게 아니라 좀 급하게 만들어졌다는 것.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 라는 느낌을…"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 모씨도 지난 4월 같은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두 달 뒤면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안에는 나무판자와 전선만 널려 있습니다.
[김모씨/강원 원주시]
"'다음 주면 차가 나오겠다' 그래서 캠핑 준비물도 여러 가지 준비하고. 너무 실망이 크죠. 저희 들어간 비용만 받았으면…"
업체 측은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이 어려웠고, 고객들이 자주 설계를 변경해 제작이 늦어졌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캠핑카 업체]
"한 번 무너진 스케줄들이 그냥 모든 전체적인 많은 고객들한테 여파를 미치는 스케줄적인 부분이라…"
1억원을 들여 다른 업체에 캠핑카 제작을 맡긴 인천의 한 피해자는 전기 합선으로 화재 위험까지 있었다고 하소연합니다.
[강동희/인천 남동구]
"차가 물바다를 이룬 적도 있고, 기름이 계속 누출돼서 큰일 날 뻔했습니다. 불 날 뻔했죠."
결국 고객들은 캠핑카 업체를 고소하고, 민사 소송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 1천 3백대뿐이던 캠핑카는 8년만에 스무 배 가까운 2만 4천 8백여대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초엔 화물차는 물론 승용차까지 개조할 수 있게 정책이 바뀌면서 올해 상반기 캠핑카로 전환한 차량만 3천 2백대가 넘습니다.
차에서 잠을 잔다는 뜻의 '차박'이라는 말이 널리 쓰일 정도로 캠핑카 시장이 커졌지만 덩달아 불량 업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나 천막 업체까지 뛰어들어 계약을 따내는 데만 급급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도 소홀합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용품들이 이상한 것들이 들어가다 보니까…개인이 신청해서 나가는 거지 않습니까. 차 생산 수준으로 시험까지 할 수는 없죠."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업체인지 확인하고, 보증기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정도의 방법 외에 현재로썬 불량 캠핑카의 불안한 질주를 막을 뚜렷한 대안은 없는 실정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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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민
[제보는 MBC] 20년 저축해 샀는데…'결함 15곳' 캠핑 못 가는 '캠핑카'
[제보는 MBC] 20년 저축해 샀는데…'결함 15곳' 캠핑 못 가는 '캠핑카'
입력
2020-11-07 20:19
|
수정 2020-11-0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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