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런 아동 학대 사건이 있을때 마다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바로 경찰의 수사 의지죠.
아이의 몸에 생긴 멍 자국을 보고 어린이집 원장과 병원이 세 번이나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부모의 변명만 듣고 사건을 넘겼고, 결국 아이는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어서 장인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피해 아동.
4월까지는 1번 만 결석했지만 5월에는 3번, 7월과 8월 9월에는 10번에서 20번이나 결석을 했습니다.
숨지기 직전 3개월은 어린이집에 나온 날이 6일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장 씨의 친딸은 어린이집에 계속 나왔습니다.
A 양의 몸에서 멍자국까지 발견한 어린이집은 지난 5월 25일 어린이집 원장이 강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첫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합니다.
기관은 학대가 명백해 보인다며 경찰에 수사를 맡겼습니다.
하지만 엄마 장 모 씨는 "상처는 아이가 스스로 한 건지, 언니와 싸우다 그런 건지 모르겠다"면서 "입양 가정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만 믿고 조사는 중단됐습니다.
아이는 6월에도 쇄골이 많이 부어오른 것 등이 발견돼 다시 아동보호기관을 거쳐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당시 장 씨는 '아이를 카시트에 혼자 방치했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소름 돋는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이는 지난 9월 23일, 장 씨가 성형수술을 받은 직후 두 달만에 어린이집에 출석했습니다.
어린이집에 따르면 당시 아이는 "기아 상태의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말라있었고, 다리에 힘이 없어 부들부들 떨다 주저앉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난 2월 입양 때 몸무게는 8.9kg, 입양 직후 9.4kg까지 늘었는데, 9월23일 측정한 아이의 몸무게는 8.5kg로 불과했습니다.
병원 원장이 학대 의심 신고를 했지만, 장 씨는 성형수술을 받은 직후라 조사하지 않았고, "아이가 전부터 밥을 잘 먹지 않았다"는 아버지 말만 들은 게 전부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두 차례 이상 아동학대 신고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던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하고 있습니다.
[공혜정/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
"신고하면 뭐 합니까? 아동학대를 꼼꼼하게 주변 조사조차 하지 않고 종결을 빨리 내버리는, 이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아무리 신고하면 뭐 합니까…"
아동보호기관이나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한 아이는 지난달 13일 16개월간의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숨지기 하루 전날, 아이는 어린이 집에서 윗 배만 볼록 나와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안아달라"고 보챘다고 합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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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장인수
[단독] 경찰이 외면하는 사이…"기아 아동처럼 말랐다"
[단독] 경찰이 외면하는 사이…"기아 아동처럼 말랐다"
입력
2020-11-10 20:17
|
수정 2020-11-1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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