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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담배가 더 독하다"…유해물질 '4배'

"향긋한 담배가 더 독하다"…유해물질 '4배'
입력 2020-11-10 20:25 | 수정 2020-11-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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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과일이나, 커피, 초콜릿 향이 첨가돼서 니코틴의 불쾌한 냄새를 감춰준다는 이유로 최근 가향 담배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향 담배 연기에 포함된 발암성 유해 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4배나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그 실태를 박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편의점.

    과일, 커피, 초콜릿, 요구르트 등 각종 향을 넣은 가향 담배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필터에 들어있는 캡슐을 터뜨리면 더 강한 향을 맛볼 수 있는 캡슐형 가향 담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김희원/회사원]
    "냄새가 이제 안 난다고 하고, (캡슐을) 터뜨렸을 때 그 멘톨(박하향)이 목 넘김이 좋아가지고…"

    실제로 2012년 2.4%였던 국내 가향·캡슐 담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6.4%로 11배나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향 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 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팀이 KT&G와 일본 JTI의 가향 담배와 일반 담배의 연기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KT&G 가향 담배 2개 제품을 태웠을 때 개비당 각각 136 ㎍과 119 ㎍의 총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습니다.

    일반 담배보다 4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일본 JTI 제품도 가향 담배 연기의 유해 물질 함유량이 2배가량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KT&G의 가향 담배 중 1개 제품에서는 유독성 발암 물질인 벤젠이 일반 담배의 3배가량 검출됐습니다.

    [김기현/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담배 냄새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첨가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담배를 연소할 때 별도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들이 더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해당 실험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담배연기 분석 기준을 따르지 않아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고 가향·캡슐 담배와 일반 담배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가향 담배가 유해성 논란뿐 아니라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흡연을 유도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중 63%가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작했고, 이 가운데 90%가 "캡슐형 가향 담배가 흡연 시작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담배에 넣을 수 있는 가향 물질을 박하 향으로만 제한하고 있고, 유럽은 아예 가향 담배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가향 담배의 제조와 수입을 금지하자는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제출됐지만 폐기됐고 21대 국회에 다시 제출됐는데 이번에는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강재훈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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