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량 콘크리트를 만들어서 판 레미콘 업체, 뒷돈을 받고 이 콘크리트를 납품 받아서 건물을 지은 건설 회사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 불량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 수도권에만 4백개가 넘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고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
고양시를 포함해 파주와 의정부, 서울 종로, 마포, 강서 등 경기 북부와 서울 인근 지역에 콘크리트를 납품합니다.
지난 3년간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짓는 422곳의 공사 현장에 이 회사의 콘크리트가 공급됐는데, 경찰 수사결과 모두 불량품이었습니다.
불량 콘크리트는 이 차량 20만대가 실어 날랐는데, 돈으로 치면 약 9백억 원에 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리 사슬로 얽혀 있었습니다.
우선 배합 프로그램 개발 업체와 짜고 한국산업표준 규격보다 시멘트와 자갈이 적게 들어가게 조작했습니다.
건설사에는 납품 서류를 조작해 제출했습니다.
건설사 강도 검사에서는 몰래 바꿔치기를 한 시료를 제출해 통과했습니다.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할 건설사도 한통속이었습니다.
9개 건설사 관리자 9명은 품질에 문제가 있어도 눈감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매달 수십만 원씩 상납을 받아왔습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레미콘 업체 임원 등 2명을 구속하고, 직원과 건설회사 관리자 등 40명을 적발해 검찰로 넘겼습니다.
[임경호/경기북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1차 강도 시험 결과 근소한 차이로 기준치는 통과하였지만 레미콘 업체에서 수년간 각기 다른 배합 비율로 납품했기 때문에 (추가 시험을 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불량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업체 관계자]
"실거주하시는 분들 입장이나 입주 예정에 계신 분들은 당연히 그거는 또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인 거고…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또 불식시켜드려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부분인 거고…"
경찰이나 검찰은 불량 레미콘이 사용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어디인지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입주민 대부분은 피해 사실 조차 모른채 살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시멘트 업계 4위인 '성신양회'가 9백억 원 상당의 불량 콘크리트를 공급하다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지만, 성신양회는 고작 벌금 2천만원, 관련자 모두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끝났습니다.
재판 이후 건설사들은 불량 콘크리트가 사용됐지만 강도 시험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피해 건물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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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수아
또 불량 콘크리트…수도권 아파트 등 4백여 곳에
또 불량 콘크리트…수도권 아파트 등 4백여 곳에
입력
2020-11-10 20:33
|
수정 2020-11-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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