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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없어서…임대주택 들어가려 '밤샘 줄서기'

전셋집 없어서…임대주택 들어가려 '밤샘 줄서기'
입력 2020-11-12 20:32 | 수정 2020-11-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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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도권의 전세난이 심해지다 보니 이제는 임대 아파트의 견본 주택 앞에 밤을 지새우는 줄까지 생겼습니다.

    행여 계약이 불발된 빈집이 나올까, 무작정 기다려 보는 건데요,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 민영 임대아파트의 모델하우스 앞.

    문을 여는 오전 9시까지 1시간도 넘게 남았는데 10명 넘는 사람들이 두꺼운 옷에 담요까지 두르고 앉아 있습니다.

    7천 세대 규모인 임대아파트에서 하루 대여섯 개씩 나오는 전셋집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정수미/경기 군포 거주]
    "손이랑 발이 제일 시려요. 힘들어요. 진짜 너무 올랐어요. 전세가…"

    이 임대아파트에선 빈 전셋집이 나면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계약합니다.

    주변 전셋값보다 30% 이상 싼 데도 원래 인기가 많지 않아 열 집 중 두 집은 비어 있던 곳이지만, 지난여름 전세난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나흘째 줄을 선 사람이 있는가 하면,

    [A씨/임대아파트 대기자]
    "(처음 여기에 언제 오신 거예요?) 월요일요. 1시쯤…앞 순번 분들이 다 계약을 하셔서 끊겼고, 가족하고 교대로 (줄 서고 있어요.)"

    30km 떨어진 지역에서 온 사람도 있습니다.

    [박정안/경기 수원 거주]
    "화요일 저녁 8시부터요. 수원 금곡동에 거주 중인데요. 거기서 지금 전세가 없어가지고 갈 데가 없으니까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여기 와서 기다리는 거죠."

    20명 넘게 대기했지만, 오늘 나온 빈집은 6개뿐. 나머지는 내일을 또 기다려야 합니다.

    [B씨/임대아파트 대기자]
    "그냥 캔슬 나기를 바라죠. (앞사람이) 안 하시기를 바라는 거죠. 그래서 저한테 기회가 주어지면 너무나 좋겠죠."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 50분. 내일 배정까지는 스무 시간 넘게 남았지만 벌써부터 대기 줄이 시작됐습니다."

    다른 지역 민영 임대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승진/건설사 모델하우스 이사]
    "사전 예약도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허수가 많아가지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희들이 어쩔 수 없이 줄 서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셋값은 이번 주에도 올랐습니다.

    서울은 72주 연속, 전국은 62주 연속 올랐는데,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전셋집을 못 구한 사람들이 서울 밖으로 나와 집을 사면서, 비규제지역인 김포의 아파트값은 2주 만에 4% 가까이 폭등했고, 부산을 비롯해 수도권 외 지방 아파트값도 8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윤지해/부동산114 수석연구원]
    "규제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이후 서울 중저가 아파트로 다시 눈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지방) 규제를 할수록 똘똘한 집 한 채 이슈가 서울 일대에서 다시금 시작될 여지가 있습니다."

    심각한 전세난 속에, 애써 잡은 매매시장까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김우람/영상편집: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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