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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열풍은 큰 회사만?…판로 막혀 위기

수제맥주 열풍은 큰 회사만?…판로 막혀 위기
입력 2020-11-14 20:31 | 수정 2020-11-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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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수제 맥주 마시는 분 많으시죠.

    올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급성장해서 1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은 상당수가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사정인지,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편의점 냉장고에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밀가루 회사와 함께 기획한 수제맥주가 큰 인기를 끌자, 유명 구두약과 골뱅이 업체 상표를 이용한 수제맥주도 나왔습니다.

    구두약 수제맥주는 유명 수입 맥주를 제치고 지난 달 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맥주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팔리기도 했습니다.

    [편의점 관계자]
    "수제맥주가 잘 되니까 (물량이) 동나가지고 지난 주 발주 제한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수제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2014년 54곳이던 수제맥주 업체는 올해 151곳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럼 이들도 수제맥주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경기도의 한 수제맥주 업체.

    국제 맥주 경진 대회에서 여러번 입상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곳이지만, 기계는 멈춰서 있고 공장 한켠에
    팔지 못한 재고가 쌓여 있습니다.

    그동안 주위 음식점에 납품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가게에서 맥주를 팔아왔지만, 코로나19로 판로가 아예 막혀 버린 겁니다.

    [김정하 대표/수제맥주 업체]
    "지방권에서 작은 지역에서 제조를 하시는 분들은 이제 판로가 더 없어지게 되다 보니까 지금 생산을 거의 못 하고..."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납품하려면 연간 5백킬로리터 이상 생산이 가능해야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을 갖춘 국내 업체는 5-6곳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업체들에게 수제맥주 인기는 남의 일인 겁니다.

    실제 지난 9월 조사결과 수제맥주 업체의 76%는 폐업이나 휴업을 고민중이고, 15%는 고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김정하 대표/수제맥주 업체]
    "내일 파산해도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저희가 이렇게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처가 너무 없고요."

    업체들은 판로 확보를 위해 수제맥주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지역 특산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진만 과장/한국수제맥주협회]
    "외국처럼 지역 농산물로 사용하는 수제 맥주는그 자체로 관광상품인 거구요. 온라인으로 팔면 지역의 소규모 부르어리도 생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맥주 재료인 맥아와 홉 등이 외국산이다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5년 뒤 500조이상의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수제맥주 시장.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우리 수제맥주의 경쟁력을 키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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