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세 살 여자 아이가 숨졌고, 엄마와 다섯 살 큰딸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장소에서 이미 지난 5월에도 초등학생이 차에 치이는 사고가 있었는데, 여전히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조치는 부실했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두 딸과 함께 신호 대기 중인 차량들 사이로 길을 건넙니다.
건너편 차선에서 달리는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자, 이들은 횡단보도 한중간에 잠시 멈춰섭니다.
그런데 차량 신호가 바뀌면서 옆에 대기하던 8.5톤 트럭이 갑자기 출발해 이들을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3살 여자아이가 숨졌고, 5살 언니와 어머니인 30대 A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유모차에 타고 있던 5개월 된 막내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5살, 3살 자매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던 길이었습니다.
[안지숙/인근 가게 주인]
"유치원 보내려고 길 건너시다가 그러신 것 같아요. (제가) 출근을 하면 그 시간에 건너오셔서 항상 애들 (어린이집 차량에) 태우고 인사를 하고 그렇게 하니까… 이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죠."
사고가 발생한 횡단보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는데 피해자들은 횡단보도 한 가운데에 잠시 서 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이 도로에서는 지난 5월에도 길을 건너던 8살 초등학생이 SUV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사고를 계기로 과속방지턱과 횡단보도가 설치됐지만 신호등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30미터 전방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있다는 이유로 새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건데, 결국 참변으로 이어졌습니다.
[김광빈/주민자치회장]
"(위험을) 굉장히 많이 느끼죠. 왜 느끼냐 하면 저 (차량)신호등만 보고 차들이 굉장히 과속을 많이 해요, 일반 차들은. (횡단보도)신호등하고, 그다음에 주차 감시 카메라를 꼭 설치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5톤 트럭을 몰던 50대 운전자는 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동 사망 사고가 발생한 만큼, 50대 운전자에 대해 '민식이법'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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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다현
"신호등 만들었더라면"…어린이보호구역, 세 모녀 참변
"신호등 만들었더라면"…어린이보호구역, 세 모녀 참변
입력
2020-11-17 22:30
|
수정 2020-11-1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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