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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체육시설은 동호회 차지?…술판 벌이기도

공공체육시설은 동호회 차지?…술판 벌이기도
입력 2020-11-17 22:44 | 수정 2020-11-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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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얼마전 강원도 원주의 한 스포츠 클럽이 공공 체육관을 독점하듯 쓰고 있다는 보도를 전해드렸습니다.

    보도 이후에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라는 제보들이 들어와서 저희가 수도권의 공공 체육 시설들을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이유로 정작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체육관들이 한 두곳이 아니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민자치팀이 확보한 경기도 남양주의 공공체육시설 예약내역입니다.

    유독 배드민턴장만 거의 1년 내내 한 사람이 예약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봤습니다.

    공공시설인데 붙어있는 간판은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 이름입니다.

    지역 배드민턴협회에 운영을 위탁했다는 안내문은 붙어있지만, 문은 잠겨있습니다.

    [A지역 배드민턴동호회 임원]
    "계속 하루종일 문 여는 게 아니고요, (저희가) 자율적으로 문 여는 시간이 있어요."

    고기를 굽는 불판과 취사도구까지, 개인 시설처럼 쓴 흔적도 나옵니다.

    [B지역 배드민턴동호회 임원]
    "게임도 하고 운영도 하면서 음식 조리도 해먹고 하거든요. 연중에 몇 번씩 행사가 있어요."

    또다른 배드민턴장.

    6개 코트 중 지역 주민들에게 배정된 건 단 한 개뿐입니다.

    알고보니 예약내역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의 간부들이었습니다.

    공공시설 운영을 위탁받은 뒤 이른바 '셀프 예약'을 해서 회원들 전용구장처럼 쓰고 있었던 겁니다.

    [C지역 배드민턴동호회 임원]
    "운영 기본이 이제 (동호회) 회원들 기준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 운영 계약을 한 거니까 그 사람들은 자유롭게 하지만…"

    [남양주시청 담당자]
    "코트를 어떻게 해야한다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명시돼 있지는 않아요."

    심지어 공식적인 위탁도 없이 동호회가 사실상 점령한 곳도 있습니다.

    구청이 직접 관리하는 경기도 용인의 한 공공 테니스장.

    5개 코트 중 2개가 지역 테니스 클럽의 전용 코트처럼 돼있습니다.

    지역 주민의 민원에도 구청이나 동호회나 요지부동입니다.

    [테니스동호회 회원]
    "관리하려면 인건비 들어가니까 (구청에서는) '자체 클럽에서 관리하시고 쓰세요', 대부분 다 그렇게 해요."

    [기흥구청 담당자]
    "일부는 저희가 클럽 동호인 분들에게 전용 코트로 해드리는 거고. (이용자가) 동호인분들이 조금 더 많아요."

    서울의 한 공공 테니스장이나, 경기도 오산과 세종 조치원의 공공 체육관에서는 동호회가 예약 특혜를 받고 있었고,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동호회 회원들의 술판이 벌어지는 곳도 있는 등 정작 주민은 이용 못하는 공공체육시설은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임석빈/국민권익위원회 사회제도개선과 조사관]
    "회원가입 강요라든가 특정 단체 홍보물 도배로 인해서 일반 지역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민원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약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통합 예약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권익위의 권고도 있었지만, 서울 25개 자치구 중 6곳,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선 7곳만이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전국의 공공체육시설은 약 2만8천 곳.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유지 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공공체육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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