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과연 흡연자에게 암이 발생한 책임을 담배 회사한테 물을 수 있는지, 그 법적 판단을 받기 위한 소송에서 법원이 6년 간의 심리 끝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 했습니다.
개인의 습관이나 유전 같은 담배가 아닌 다른 이유를 배제할 수 없다는 건데요.
양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케이티앤지와 외국계 담배회사 2곳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20년 넘게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운 흡연자 3천 4백여명이 폐암과 후두암에 걸렸는데, 이들에게 보험 급여로 지급된 530억 원을 배상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암에 걸린 게 담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습니다.
무려 6년간의 심리 끝에 법원은 "발병 원인을 담배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냈습니다.
재판부는 "생활 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등 다른 이유로 암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담배 회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흡연자들이 특정 암에 잘 걸린다는 경향이 역학적으로 인정된다 해도, 손해배상 대상인 환자 한명 한명이 모두 담배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보기는 어려워 담배회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겁니다.
[김용익/건강보험공단 이사장(원고 측)]
"담배의 피해를 법적으로 인정받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그 어려움을 확인했으나…"
담배 제조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시도는 그간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지난 1999년 시작된 첫 소송도, 15년 만에 담배회사들의 최종 승리로 끝났습니다.
당시엔 흡연자와 가족들이 소송을 내서 의학적인 인과 관계 입증이 어려웠다면, 이번에는 국민건강공단이 나서, 전문가들과 함께 방대한 자료를 냈고, 재판부는 이 자료를 2년 넘게 들여다봤습니다.
이번엔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 않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1심의 결론은 제자리였습니다.
건보공단은 판결 내용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김경락/영상편집: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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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양소연
6년 걸린 소송…또 담배회사 손 들어준 법원, 왜?
6년 걸린 소송…또 담배회사 손 들어준 법원, 왜?
입력
2020-11-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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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1-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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