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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 군위

[로드맨]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 군위
입력 2020-11-21 20:30 | 수정 2020-11-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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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한 청춘의 일상을 담은 영화 ‘리틀포레스트’)

    저는 지금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인 경북 군위에 와 있습니다.

    저희 로드맨은 지금까지 지방의 열악한 의료 교육, 생활 여건 그리고 환경 문제까지 두루 짚어봤는데요.

    이번에는 군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지방의 미래를 예측해보려고 합니다. 이곳 군위에서 며칠 머물면서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일단 사람이 많은 시내부터)

    이곳은 군위 시외버스 터미널이거든요. 한번 들어가서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손님이 한 분 밖에 안 계신데.

    (알고 보니 손님 아닌 직원)

    [이토생/군위 터미널 직원]
    (여기 직원이세요? 그럼 손님은 없네요?)
    "지금 대전하고 동대구 노선이 운행을 안 하고 있어요. 서울도 하루에 3대 밖에 없어요."

    [박갑순·유옥자 / 터미널 이용객 ]
    "표 파는 사람도 없어요. 표를 사야 하는데."
    (어디 가시는데요?)
    "대구. 우리 이제 어디 다니지도 못하겠다."

    저쪽에 병원이 하나 보이거든요.

    (내려서 확인해 보니)

    지금 이렇게 문을 닫은 채로 방치가 돼 있네요.

    [김 모 씨/군위 주민]
    "오래됐어요. (종합병원이)하나밖에 없었지요. 장사가 안되니까 또 문 닫아버리고."
    (군위에서 신생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모르겠어요. 신생아 구경 잘 못 합니다."

    (비교적 젊은 군민 발견!)

    [강유정/1년 전 군위로 이주]
    "저도 군위 온지 얼마 안 돼서. 신랑이 공무원인데 발령이 나서 이쪽으로 왔어요."

    [로드맨]
    "와보니까 좀 어떠신가요?"

    [강유정/1년 전 군위로 이주]
    "불편하죠, 많이."

    [로드맨]
    "상권은요?"

    [강유정/1년 전 군위로 이주]
    "마트 말고는 다른 게 없어요. 배달 앱 보니 한 군데가 딱 있더라고요."
    (음식점이?)
    "네."

    (배달 앱으로 주문할 음식점조차 마땅치 않은...)

    [강유정/1년 전 군위로 이주]
    "소아과도 없어서 저희 다시 이사 생각 중이에요."

    [로드맨]
    "더 어린아이를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강유정/1년 전 군위로 이주]
    "본 적이 없는데... 아까 학교 앞에서 유모차 끌고 계시는 분 봤거든요."

    (어린이들 찾으러 어린이집으로)

    [로드맨]
    "아이들 몇 명이나 있습니까?"

    [이점경/군위군립어린이집 원장]
    "정원이 17명입니다. 출산도 감소하고 도시로 빠져나가시는 분도 있고. 전반적으로 많이 줄고 있어요, 아이들이."

    [로드맨]
    "(원아 중에)군위에서 태어난 아이는 몇 명이나 됩니까?"

    [이점경/군위군립어린이집 원장]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병원이 없으니까."

    [로드맨]
    "다른 뜻이지만 전원 원정출산이네요."

    [이점경/군위군립어린이집 원장]
    "그렇다고 봐야 하겠죠."

    조금 읍내를 돌아보면서 시민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겸/군위 학생]
    "로드FC? 아니에요?"

    [로드맨]
    "아닌데? 어디가는 길이에요, 지금?"

    [박겸/군위 학생]
    대구요. 미용학원 가요."

    [로드맨]
    "군위에는 미용학원이 없어요?

    [박겸/군위 학생]
    "없죠. 시골이라서."

    [손민준/군위 학생]
    (영화 보려면 어디 가서 봐야 해?)
    "영화 보는 데 없는데요."
    (보고 싶은 영화도 있을 거 아니에요?)
    "어벤저스. 본 적이 없어요, 아직은. 본 적이 없어요 아직은."

    [팩트맨]
    군위에는 없는 것들이 참 많죠?

    종합병원도, 산부인과도, 영화관도, 돌봄센터도 없고요. 청년과 어린이들마저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군위의 인구는 2만3천여 명인데요.

    60세 이상이 절반이 넘습니다.

    지난해에는 태어난 아이보다 사망한 사람 수가 4배 넘게 더 많았습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요.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0.2 미만이면 고위험으로 분류되는데요.

    군위가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0.133).

    즉, 사라질 확률이 가장 높다는 거죠.

    다른 지방들도 군위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경북 의성, 전남 고흥 등 23곳이 군위와 같은 ‘소멸고위험 지역’입니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단 3곳뿐이었는데, 8배 가까이 늘어난 거죠.

    소멸위험지역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100곳이 넘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도시의 절반 가까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그나마 로드맨이 돌아본 건 군위의 중심가였는데요. 외곽지역으로 가보면 이런 수치들을 더 실감하실 겁니다.

    [로드맨]
    "지금 인구 주택 총 조사를 한다고 해서 저희가 근처 마을을 와봤거든요.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로드맨]
    "이 집에 사람이 사나요, 지금?"

    [김숙희/군위군 인구주택총조사원]
    "여기 안 살고."

    [로드맨]
    "여기 불 꺼진 게 다 빈집이에요?"

    [김숙희/군위군 인구주택총조사원]
    "여기 새카맣게 돼 있는 게 빈집이에요."

    [로드맨]
    "조금 전에도 어르신 혼자 계셨고, 여기도 어르신 혼자 계시고."

    [김숙희/군위군 인구주택총조사원]
    "이런 집이 제가 알기로는 35%에서 40% 됩니다."

    [김기홍/군위군민]
    "빨리 해결하는 방법은 대구랑 합해야 해. 대구에서는 ‘제일 못사는 군위를 왜 대구로 합쳐서 돈만 없애려고 하냐?’ 이런 소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들도 나무랄 수는 없어. (하지만)안 합하면은 점점 갈수록 낙오되는 거야."

    [김숙희/군위군 인구주택총조사원]
    (다음 인구주택총조사는 2025년이죠? 그때가 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거의 인구의 반이 줄지 않겠나."

    [로드맨]
    지금 여기가 영화 ‘리틀포레스트’에 나왔던. 그 주인공들이 살았던 집인데요.

    (영화 속에서 시골 생활을 즐기던 청년들)

    김태리 씨가 요리를 했던 곳입니다. 이 주변 마을에 혹시 이렇게 젊은이들이 있는지를 한번 확인하러 가보겠습니다.

    계세요? 누가 살다가 이사 간 건지 아니면은 살다가 돌아가신 건지 모르겠어요.

    (오랜만에 사람 발견)

    [고물상 트럭 운영]
    (몇 % 정도가 폐가던가요?)
    "한 30%는 안 되겠나."

    [남용희/군위군 미성리 주민 ]
    (영화 ‘리틀포레스트’ 보셨어요? 청년들이 복작복작 하잖아요.)
    "그런데 현실은 젊은 사람이 거의 없죠."

    [손춘자/군위 군민]
    (어머니, 여기 청년 회장님 계세요?)
    "청년이 없는데 무슨 청년회가 있어요? 노인회는 있어도."

    [최수진/군위군 우보면 미성리 주민]
    "저 집(에 사는 사람)이 육십몇 살 넘었는지 모른다. 그게 젊은 사람이다 저쪽에 젊은 사람들이 더러 오던데, 칠십몇 살..."
    (70살이 젊은 사람이네요.)
    "그렇지."

    속절없이 늙어가는 마을들.

    이렇게 생존의 위기에 놓인 군위는 결국 대구광역시에 편입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임병태/군위군청 총무과장]
    "대구로 편입되면 농촌 지역이 도시화가 가능해지고, 대구의 인구가 군위군으로 유입이 되면 동시에 발전할 수 있을 것 같고,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군위에서 본 지방의 미래는. ‘소멸’이었습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방에 혁신도시를 세우고 있는데요. 과연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충북혁신도시로 가서,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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