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 전 부산의 한 특급 호텔에서 현수막 작업 도중 리프트에서 추락해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고 손현승 씨, 장기 기증으로 세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저희가 더 취재를 해보니, 호텔 측은 리프트 같은 위험 장비를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자체적인 안전매뉴얼을 갖추고 있었지만, 외주 업체 노동자였던 손 씨에겐, 전혀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텔 측은 당시 현수막 작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송광모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말 부산 특급호텔 연회장에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故손현승씨.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故 손현승씨 어머니(지난 12일)]
"엄마 눈물 좀 닦아줘, 눈물 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광고물 제작업체 외주 노동자였던 손씨는 사고 당일, 호텔 연회장에서 행사 현수막을 설치하기 위해 호텔로부터 리프트를 빌렸습니다.
그런데, 작업공간이 너무 좁아 안전 지지대를 펴지 못하고 일을 하다 리프트가 통째로 넘어진 겁니다.
[손봉수/故 손현승씨 형]
"사고가 난 당시에는 이미 호텔 직원들이 테이블 설치를 마치고 그 자리에 없었던 상태이고, 제 동생을 포함한 두 명의 작업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산업안전보건법은 리프트와 같은 위험장비 대여자의 관리감독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호텔측도 리프트작업 등 5대 위험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매뉴얼을 갖고 있었습니다.
리프트를 사용하기 위해선 사전허가를 받아 허가증을 장비에 붙여야 하고,
작업 전, 반드시 특별 안전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떨어짐', '끼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뉴얼은 외주노동자였던 손씨에겐 하나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호텔은 이런 안전조치들을 생략하고 손씨에게 리프트를 빌려 준 겁니다.
[박기표/공인노무사]
"리프트의 사용은 굉장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프트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경우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다할 것을 (법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여자가 그 장비의 특징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호텔측은 당시 현수막 추가설치 작업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었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경찰은, 호텔 직원과 외주업체 대표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영상취재:이성욱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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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광모
[단독] 하나도 안 지킨 '안전 매뉴얼'…"작업 사실 몰랐다"?
[단독] 하나도 안 지킨 '안전 매뉴얼'…"작업 사실 몰랐다"?
입력
2020-11-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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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1-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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