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런 와중에 경남 진주에서는 여행을 자제하라는 도청의 요청을 무시하고 단체로 제주도 연수를 갔던 이장, 통장들이 집단 감염됐습니다.
지금까지 서른 세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엔 제주 연수를 두 번이나 다녀온 통장도 있었습니다.
이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경남 진주의 한 보건소는 하루종일 북적였습니다.
인근에 사는 이장, 통장들 다수가 확진됐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진단검사를 받으러 몰려든 겁니다.
진주의 이장·통장 회장단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 연수를 갔는데, 일부는 복귀 다음날, 발열증상이 바로 나타났습니다.
부랴부랴 검사가 시작됐고, 결국 이장·통장 21명 가운데 14명과 인솔자로 간 진주시청 공무원과 버스기사까지 모두 16명이 감염됐습니다.
여기에 확진된 한 이장의 가족 4명도 추가로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한 60대 통장은 연수를 다녀오고 불과 이틀 뒤인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 연수를 또 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엔 자신이 사는 동네의 통장 18명, 동사무소 직원 2명이 함께 갔는데 이 60대 통장 외에도 추가로 통장 11명과 동직원 2명이 감염됐습니다.
종합하면, 두 번의 제주 연수에서 무려 33명(20+13)이나 확진된 건데, 진주시는 이 두 여행의 비용을 천만원 넘게 보조해줬습니다.
하지만 경남도청은 이미 지난달 26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연수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각 시군에 보낸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이장, 통장, 그리고 공무원들이 공금까지 받아 연수를 갔다가 대규모 감염 사태를 일으킨 겁니다.
진주시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확진된 공무원이 근무한 청사 5층과 같은 층에 있는 시장실, 그리고 6개 복지센터와 의회청사가 폐쇄됐고, 시장 등 다수는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조규일/진주시장]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야 할 공직자와 이·통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너무나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주민들과 자주 만나는 일이 많은 이장, 통장들이 무더기로 감염된 만큼, 확진자수가 삽시간에 폭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성진/진주시민]
"이런 시기에 연수를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는 어디 술집도 못 가게 하고 자기들은 제주도 가서 거 하고…"
경상남도는 여행 자제 요청을 무시했다가 집단 감염으로 번진 이번 사건에 대해 대대적인 진상조사를 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손정모·박경종/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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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상훈
이 와중에 이장·통장 '제주 연수'…33명 무더기 감염
이 와중에 이장·통장 '제주 연수'…33명 무더기 감염
입력
2020-11-25 20:11
|
수정 2020-11-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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