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가정집 냉장고에서 신생아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발견 당시, 집 안에는 무려 5톤 분량의 쓰레기가 가득했습니다.
경찰은 아이한테 학대 흔적은 없었다고 하는데 2년 동안 방치된 건 복잡한 출생 신고도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냉장고 안에서 2년 동안 유기된 영아의 시신이 발견된 가정집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있었습니다.
지난달 10일, 이웃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방문했을 당시, 무려 5톤의 쓰레기로 집 안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습니다.
이 집에서 7살, 2살 아이를 키우던 40대 엄마의 방임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추가 조사에서 영아의 시신까지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손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40대 친모는 "밖에 나갔다 들어왔더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학대로 인한 사망은 아닐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혹시 친모가 아픈 아이를 의도적으로 방치했던 것은 아닌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성미연/여수경찰서 여성청소년 과장]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손상은 없는 걸로 나와서…추가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조사는 필요하겠지만, 살해했을 그런 가능성은…"
친모는 법적 미혼모로 친부와는 교류가 없어 양육비 등의 조력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앞서 지난 2017년 부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34살 미혼모가 혼자 출산한 신생아 2명의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아기가 사망한 뒤 시신을 여러 해 동안 냉장고에 보관하다 적발됐습니다.
현행법상 미혼모가 혼자 집에서 출산할 경우, 출생신고를 하려면 함께 있던 사람들의 서면 증명을 받아야 하고, 유전자 검사 결과도 제출해야 합니다.
절차가 복잡하다보니 출생신고 자체를 꺼리게 되면서, 아이들이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미숙/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
"지금 제도는 내가 데리고 있는데, 내 아이라고 하는데, 유전자 검사를 먼저 하려면 특별 대리인 선임을 또 해야 해요."
영아 사망과 유기 사건이 반복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개선을 위한 별다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최유진/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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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희원
5톤 쓰레기에 덮여 있었다…"학대 정황은 없어"
5톤 쓰레기에 덮여 있었다…"학대 정황은 없어"
입력
2020-12-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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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2-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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