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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모피아'…한 달 새 기관장 4곳 '독차지'

돌아온 '모피아'…한 달 새 기관장 4곳 '독차지'
입력 2020-12-02 20:25 | 수정 2020-12-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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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금융 위원회 출신 관료들이 잇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고 금융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가 하면 아예 대놓고 은행과 증권사 같은 시중의 금융 회사로 이직하는 경제 관료도 적지 않습니다.

    전관 또는 유착 가능성 때문에 취업 심사를 하게 돼 있지만 올해 들어 심사에서 걸러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건물 1층에 무기한 농성을 위한 천막을 쳤습니다.

    거래소 새 이사장으로 낙점된 이른바 '모피아' 낙하산을 막겠다고 나선 겁니다.

    이사장 단독 후보로 결정된 사람은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지난달 2일 금융위를 떠난 지 한 달 만에 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겁니다.

    [이동기/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모험 자본 육성을 그렇게 외치고 다녔던 사람들, 이런 정책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거래소에 와가지고 투자자 보호하는 쪽으로 유턴을 할 수 있을까요? 절대 못 한다는 것이죠."

    손 전 부위원장을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선임된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손해보험협회장으로 간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 은행연합회장을 맡은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최근 한 달간 금융 관련 주요 기관장으로 간 4명 모두 금융위 출신 모피아들입니다.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더 많습니다.

    [금융업계 관계자]
    "(금융위 출신들이) 금융협회장과 금융기관장을 독식하다보니 여론이 안 좋잖아요. 자본 시장의 서글픈 현실이라는 거죠."

    기관장 뿐만이 아닙니다.

    올 들어 은행이나 증권사의 이사·감사 등으로 옮긴 기재부나 금융위, 금감원 출신은 확인된 사람만 35명.

    2015년까지 기간을 확대하면, 500명 정도가 퇴직 후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 재취업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들이 현직에 있을 때 금융사들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성인/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자기 선배들이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보는 것이고, 그러면 나도 이제 결국 몇 년 뒤면 저기로 가야 되는데 저쪽하고 나하고의 관계를 일부러 악화시킬 필요도 없고…"

    이런 취업이 문제없는 지를 심사하는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그러나, "막연한 유착 가능성만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
    "(심사 위원이) 다 율사 출신들이고 교수 출신들이 많으니까. 너무 무리하게 하면 나중에 결국은 소송에 가면 막대한 소송 비용도 부담해야 하고…"

    올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제 관료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김재현 /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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