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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 거부 그 후'…양해 구하고 과태료 알려줘야 입장

'출입 거부 그 후'…양해 구하고 과태료 알려줘야 입장
입력 2020-12-05 20:13 | 수정 2020-12-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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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대형마트에서 시각장애인 안내 훈련을 하던 예비 안내견이 쫓겨나,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요.

    마트 측이 사과하고 예비 안내견도 출입이 가능하단 문구를 붙이기도 했는데, 실제 우리들의 인식은 어떨까요?

    김수근 기자가 예비 안내견과 함께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 리포트 ▶

    장애인 안내견 조끼를 입은 강아지가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눈빛은 불안해보입니다.

    정식 안내견이 되기 전 자원봉사자와 함께 대형 마트를 찾았지만 직원의 고성까지 들어가며 출입을 거부 당한 뒤 잔뜩 위축된 모습입니다.

    거센 비난을 받은 롯데마트가 뒤늦게 머리를 숙인 지 1주일.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발이 되기 위해 1년 째 훈련 중인 3살 '소라'와 함께 거리로 나갔습니다.

    안내견이라는 노란 조끼를 입고 먼저 찾아간 곳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출입 제지는 없었고, 손님들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이이삭/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사무국장]
    (전혀 문제 삼지 않으시는데요?)
    "저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이게 제일 좋은 거죠."

    근처 백화점과 다른 대형마트, 빵집과 패스트푸드점에서 훈련견과 함께 입장하는 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벽은 있었습니다.

    [식당 종업원]
    (사장님 저희 2명인데 들어갈 수 있어요?)
    "손님들이 싫어하실 거 같은데 어떡해요?"

    다음 식당에선 주인이 다른 손님에게 양해를 구한 뒤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버스 탑승도 도전했습니다.

    안 된다는 말부터 먼저 나옵니다.

    "입마개가 없잖아."
    (얘는 입마개 안 해도 돼요)
    "그건 우리 손님 생각이고…"

    안내견이나 훈련하는 봉사자의 탑승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물 수 있다는 말을 꺼낸 뒤에야 버스에 올랐습니다.

    [이이삭/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사무국장]
    "(그 상황에서) 단호하게 이야기 하지 않고 무섭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탑승하지 못했을 거예요."

    장애인 안내견이 되려면 '퍼피워킹'이라고 불리는 훈련과정을 1년 정도 꼭 거쳐야 합니다.

    "'당신이 시각장애인이야?' 라는 말들을 저도 많이 들어봤어요. 어떤 분들은 이게 왜 필요하냐고 하세요. 이 과정이 없으면 이 개들은 장애인분들하고 함께할 수 없어요."

    정식 안내견 세찬이와 5년째 함께 걷고 있는 시각장애인 박정훈 씨는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갈길이 더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박정훈/시각장애인]
    "식당에 출입하려 했을 때 겨울에, 문을 걸어 잠그는 분도 계셨었고. 과태료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저 협박하는 거예요?', 불쾌해 하시는 분들도…"

    이제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도, 안내견과 훈련견 구분 없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라 장애인분들의 신체 일부라 생각해주시고.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게 계속 이어져 갔으면 좋겠어요, 이런 관심이…"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김동세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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