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병상이 없다…"확진 받고 사흘째 자택 대기"

◀ 앵커 ▶

신천지 대구 교회발 1차 유행 때 경험했지만 병실이 부족해서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병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황이 서울, 경기는 물론 전국적으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과연 한 집에서 확진자와 그 가족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울산의 한 확진자 가족을 김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 방문 곳곳에 소독제를 뿌립니다.

양손에 든 건 햇반, 김 그리고 통조림.

노크를 하고 문 너머 딸에게 밥을 건넵니다.

[확진환자 가족]
"부엌에서 개별로 차려서 방구석에 각자 최대한 떨어져서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고요."

문 밖의 가족들도 일정 거리를 두고 서로를 등진 채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말을 하지도, 얼굴을 마주보지도 않습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자가격리 대상자인 확진자 가족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일하다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

하지만 이 요양병원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병상이 부족해 병원에 입원하지 못했습니다.

확진 환자의 방문을 꼭 닫고 동선도 겹치지 않으려 애쓰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확진환자 가족]
(접촉을 아예 차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화장실을 같이 쓰고 있고 저희가 소독제를 뿌린다고는 뿌리고 있는데 일단은 공간은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대로라면 코로나 감염은 시간 문제.

불안감은 커지기만 합니다.

[확진환자 가족]
"저희는 감염될까 두렵고 언니 입장에서는 혹시 본인 때문에 가족들이 아플까 봐 걱정되는 게 제일 크고요."

이렇게 입원대기중인 환자는 울산에만 85명.

수도권도 더 심각합니다.

어제만도 경기도는 확진자의 88.5%인 139명, 서울은 67%인 140명이 병상을 못구해 자택격리에 들어가는 등 이미 한계상황입니다.

방역당국은 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에 컨테이너식 이동병상 수십개를 설치하고, 전국 곳곳의 기업체 연수원 등에도 생활치료시설을 마련하는 등 총력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폭증세를 막지 못한다면, 이같은 대책 자체도 곧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보다 공격적인 병상 대책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문희입니다.

(영상취재: 최창원(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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