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탈리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말 그대로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고, 중부 지역 곳곳에선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반면 북부에선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김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중심지 산마르코 광장.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관광객들이 힘겹게 걸어갑니다.
상점마다 물을 빼는 작업이 한창이고 급기야 수로를 오가던 곤돌라까지 물에 잠긴 땅 위로 동원됐습니다.
이탈리아는 베네치아의 침수를 막기 위해 우리 돈 약 8조 원을 들여 홍수예방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17년 공사 끝에 지난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는데 조수 높이가 130cm를 넘기면 차단벽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이번에 예보된 수위는 125cm여서 작동이 안 된 겁니다.
베네치아에서 차로 두 시간 떨어진 도시 모데나에도 30년 만의 폭우로 마을 전체가 호수처럼 변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은 물에 잠긴 마을에서 수륙양용차를 타고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합니다.
[마을 주민]
"창고가 물에 잠겼어요. 차를 거기다 뒀는데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려야죠."
이 지역엔 지난 일요일 밤부터 이틀 동안 무려 300mm의 비가 쏟아져 주민 1천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반면 인근 산간 도시 벨루로엔 1미터 넘는 폭설이 쏟아져 주민들이 고립됐습니다.
한반도 면적의 1.5배 정도인 이탈리아에서 하루 동안 홍수와 폭우, 폭설이 동시에 발생한 셈인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1월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달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11월 평균 기온에 비해 올 11월은 0.8도 높았는데 특히 유럽은 2.2도나 더 높았습니다.
[제레미 윌크스/'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유럽은 더 습해지고 폭풍이 몰아치는 날씨가 됐습니다. (지난 10월) 태풍 '알렉스'로 곳곳에서 홍수가 났고 인명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1도만 높아져도 이상 기후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며, 각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영상편집: 변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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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원
'물바다' 된 이탈리아…1미터 넘는 폭설까지
'물바다' 된 이탈리아…1미터 넘는 폭설까지
입력
2020-12-09 20:58
|
수정 2020-12-0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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