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6개월 만에 남한을 향해 비난 담화를 냈습니다.
북한 코로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말을 문제 삼은 건데 사실 전체 발언을 살펴보면 코로나 방역 협력을 제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망언'이라며 담화까지 낸 이유가 뭔지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담화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이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남북 관계에 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은 모양"이라며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향후 대응까지 예고했습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관계 단절을 경고했던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입니다.
강 장관의 망언이란 지난 5일 한 국제 회의에서 북한 방역 조치에 대해 한 발언입니다.
[강경화/외교장관]
"(코로나란) 도전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더 폐쇄적으로 되고 토론이 거의 없이 하향식으로 (방역 조치를) 결정합니다."
확진자가 전혀 없다면서도 북한 정권 차원에서 방역에 전념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도 했습니다.
[강경화/외교장관]
"북한 정권이 확진자가 없다고 하면서 코로나를 통제하는데 매우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한 상황이죠."
이상하다는 평가에 권력 2인자인 김여정이 직접 응대한 셈인데, 김정은 위원장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직접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대내외에 홍보해왔습니다.
[김정은/위원장(지난 10월, 당창건 기념 연설)]
"몹쓸 전염병으로부터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을 끝끝내 지켜냈다는 이 사실, 이 감격의 기쁨에 눈앞이 흐려지고."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다고 밝힌 의진자 수는 지난 9월 1천 7백 명에서 지난 달 8천 5백여 명으로 5배 증가했습니다.
이달 초 방역 등급을 초특급으로 올린 것도 이런 상황이 반영됐을 걸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해서 최대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게 거의 유일하게 코로나 방역의 성공적인 대응, 이 부분이거든요. 상당히 불쾌감을 갖게 된 것이고."
방역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에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외부 지원도 거부하며 버티고 있는 북한으로선 강 장관의 발언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 최승호)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나세웅
나세웅
김여정, 강경화에 발끈한 이유는?
김여정, 강경화에 발끈한 이유는?
입력
2020-12-09 21:04
|
수정 2020-12-09 21:04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