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8년 8개월, 최장수 재임 기록까지 세웠던 일본의 아베 전 총리가 최대 위기에 몰렸습니다.
이른바 벚꽃 보는 모임이라는 행사를 열어서 매년 지역구 유권자들의 밥값을 대신 내준 혐의로 곧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본 정가에선 스가 총리가 '아베를 버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본 정부는 매년 4월, 각계 인사를 초청해 '벚꽃 보는 모임'이란 행사를 열어왔습니다.
그런데 아베 전 총리는 예산과 인원을 크게 늘려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까지 수백명씩 초대해 최고급 호텔에서 전야제까지 열었습니다.
이 때 참석자들이 낸 돈은 5천엔인데 호텔의 최저 식비는 1만 1천엔,
대납 의혹이 일었지만 아베는 부인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제 사무소 측에서 비용을 보전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코로나19에 묻혀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최근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의 비서관 등 20명을 조사해 7년간 밥값 약 1억원을 대납했다는 정황을 확인한데 이어, 비서와 회계담당자를 입건하고 아베에겐 직접 조사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아베 신조/전 총리(지난 4일)]
"결론이 나오기 전이라 지금 여기에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답변은 삼가겠습니다."
기껏해야 약식 기소될 거란 전망이지만, 아베가 거짓말을 했다는 후폭풍은 거셉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자민당, 연립 여당에서 비판이 나온데 이어, 아베의 친동생인 기시 방위상까지 "정치가로서 유권자에게 설명할 책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스가 총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최근 한달새 50%까지 급락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베는 우익 지지층을 결집하며 내년 9월 차기 총리에 재도전할 거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가에선 총리 연임을 위해 '스가가 아베를 버렸다'는 이른바 '관저 음모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임시국회가 끝남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아베 전 총리를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학재단 특혜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어 아베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도쿄) / 편집 : 김태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고현승
아베의 '벚꽃 엔딩'?…검찰 조사 임박
아베의 '벚꽃 엔딩'?…검찰 조사 임박
입력
2020-12-10 20:46
|
수정 2020-12-10 21:0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