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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저지른 성폭행 이웃에게 누명…'억울한 옥살이'

남편이 저지른 성폭행 이웃에게 누명…'억울한 옥살이'
입력 2020-12-15 20:34 | 수정 2020-12-1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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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애가 있는 조카를 성폭행했는데 그 부인은 남편의 죄를 감춰 주겠다면서 죄 없는 이웃을 범인으로 몰았습니다.

    무고한 이웃의 딸이 발로 뛰어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냈는데요, 성폭행범 부부 등은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건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16년 11월, 전남 곡성에서 자영업을 하던 김모씨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는데, 윗집에 사는 17살 지적장애인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혐의였습니다.

    김씨를 지목한 사람은 피해 여성과 함께 사는 고모와 고모부.

    김 씨는 피해자를 본 적도 없었다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그 누구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1심 결과는 징역 6년.

    김씨는 자신의 변호사들까지 합의를 제안하자, 기구한 억울함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김OO (무고 피해자)]
    "차라리 교도소에서 죽을 심정으로 죽자 이런 각오로 합의를 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결과가 2심에서 뒤집혔습니다.

    결백을 입증한 건, 수사기관이 아니라 김씨의 둘째딸이었습니다.

    [김 씨 둘째 딸]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빠가 그런 범행을 절대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그런 확신. 또 믿음. 그리고 지금 당장 국가기관에서는 우릴 절대 도와주지 않고…"

    임신까지 한 상태였지만, 경기도에서 아버지가 일하던 전남 곡성까지 내려가 직접 발로 뛰며 증거를 모두 찾아냈습니다.

    사건 장소인 모텔의 CCTV를 확보하고, 심지어 성폭행을 당했다는 지적장애 여성에게선 아버지가 결백하다는 자백까지 받아냈습니다.

    [김 씨 둘째 딸]
    "(진술서를 받았을) 그때는 정말 너무 교도소로 뛰쳐가고 싶었죠, 지금 이렇게 된 지 모르고, 또 내일 재판인데 걱정하는 아빠를 생각하니까…"

    둘째딸이 찾아낸 대부분의 진실들은 경찰과 검찰이 당초 무시하거나 또는 게을러서 찾지 못하던 것들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진범은 피해자의 고모부였습니다.

    더 놀라운 건 모든 조작을 주도한 게 가해자의 아내, 즉 고모였다는 것으로 이 고모의 주도하에 범죄 조작에 가담한 조카와 또다른 조카 부부까지 징역형 등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김OO (무고 피해자)]
    "단 1번이라도 철두철미하게 조사를 했으면 (이런 사람들의) 사고 예방도 됐을 거고 또 경각심도 들 수 있도록…"

    고모측은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지만, 진실을 밝혀낸 김씨의 딸은 이 문제보다 국가기관의 그 묵직해야 할 책임감 문제에 더 주목한다며 국가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 씨 둘째 딸]
    "서로 그런 막강한 수사 권력을 지닌 기관들이 서로의 탓만 하는 현실을 보면 이게 과연 나라일까…전 당연히 국가에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영상취재:전윤철(광주), 나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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